[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한은 15일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서 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3차 회의에 돌입했다.

예정된 오전 10시보다 8분 늦게 시작된 첫 전체회의에서 양측 수석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5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들어선 두 사람은 회의에 들어가면서 서로 악수도 하지 않아 회담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수일째 내린 집중호우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박철수 북측단장은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가 “저희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이며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맞받았다.

박 단장은 “개성공업지구 회담 결과가 큰 기여를 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한 철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이 자신의 말만 한 뒤, “자리정리 합시다”라며 서둘러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려하자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며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어 “상황이 쉽지 않지만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남북대표가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단장은 “단장 선생의 그 얘기를 개성공업지구를 잘해보자는 개념으로 이해하겠다. 다른 말 없습니까. 자리정돈 합시다”며 비공개 회담 시작을 재촉했다.

김 수석대표가 앞서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해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을 때에도 박 단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맞이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우리측이 요구한 북한의 일방적 개성공단 중단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와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여부가 관건이라는 게 우리측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측은 1, 2차 회담에 나섰던 서호 수석대표를 이번 회담부터 김기웅 신임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으로 교체했다. 북한도 회담 대표 가운데 허영호를 빼고 황충성을 기용했다.

황충성은 지난달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판문점 실무회담 때 김성혜 북측 단장과 함께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남북 양측은 오전 전체회의를 가진 뒤 각각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 수석대표 접촉 등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개성=공동취재단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