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한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중국에 한층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전방위적인 외교 공세다.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며 북한에 대한 태도변화를 확실히 한 만큼 이참에 중국 정부에 우리 입장을 확실히 전달한다는 복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방한한 탕자쉬안 중국 전 국무위원을 청와대에서 맞는다. 탕 전 국무위원은 “직접 박 대통령을 예방해 양국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해 온 각종 준비상황과 건설적 정보를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희망과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다”고 밝혀 자신이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외교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음을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탕 전 국무위원은 현직에 있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한반도 관련 정책을 맡았고 현재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앞둔 그의 방한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탕 전 국무위원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양국 정부가 공조해야 한다는 뜻을 시진핑 주석에 미리 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룡해 특사를 통해 한ㆍ미ㆍ중 삼각 공조를 흔들고 중국과의 혈맹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에 맞서 보다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새로 부임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다음주 중 미국을 방문해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북경에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 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을 비롯한 대북 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미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연이어 만나는 만큼 6자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생각하는 6자회담의 조건과 방향에 대해 중국측에 자세히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 당국 역시 중국과의 협력에 적극 나섰다. 4~5일 중국을 방문한 정승조 합참의장은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과 한중 군사회담을 가졌다. 6년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한중 고위급 군사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논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군 관계자는 “중국이 탈북하는 국군포로와 관련, 한국전쟁 희생자 자료 공유에 협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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