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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북추진 ’카터 역할론’... 전문가들은 "글쎄~이용만 당하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가 고조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방문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터 전 대통령은 강한 방북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미 국무부의 입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목적은 지난해 11월3일 나선시에서 체포된 뒤 5개월째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씨의 석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에도 북한을 방문해 불법입국죄로 억류돼 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를 데리고 귀국한 바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억류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방북이 성사된다면 현재의 한반도 위기 상황과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북측 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카터 대통령은 북핵 1차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4년 6월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을 갖고 같은 해 10월 북미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한 제네바합의의 산파역할을 하기도 했다.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활용하려 할 것”이라며 “바로 북미대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김정은 이미지 제고 등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 해도 왕성한 활동을 하던 90년대 초반과 89세의 고령이 된 지금의 상황이 다른 만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입장이 완고하고 경직된 상황인데,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한다고 해도 북한의 도발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며 “미국도 중국의 대북특사 등 중국채널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카터 전 대통령은 2011년 4월에도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앨더스 그룹’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북한의 선전전에만 이용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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