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나흘 연속 군부대를 방문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구체적인 방문시점까지 공개해가며 연일 군부대를 찾고 있는 것은 ‘선군’을 앞세웠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좀처럼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 제1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제324대연합부대와 제287대연합부대, 해군 제597연합부대의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불의에 훈련명령을 내리고 전선 동부와 동해안에 있는 인민군 육군 대연합부대, 해군 연합부대의 상륙 및 반상륙 작전능력을 검열했다.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적 상륙집단이 우리 해안에 절대 달라붙지 못하도록 강력한 포화력으로 해상에서 철저히 쓸어버려야 한다”며 “적들과의 대전에서 인민군의 본때를 보여주어 원수들을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모조리 바닷 속에 처넣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군 제597연합부대의 상륙훈련을 지켜본 뒤에는 “훈련이 아니라 실전이면 적들이 미처 정신을 차릴 새 없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훈련에 참여한 여성 방사포중대 1소대 3포 군인들을 따로 불러 “훈련계획에도 없던 목표를 지적해 소멸하라는 화력임무를 주었는데 임무를 잘 수행했다”면서 “원수들과의 판갈이 결전에서 적함선들을 무더기로 바닷물 속에 수장해버리고 꼭 영웅포병이 되라”고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2일에는 일명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제11군단 산하 특수부대인 인민군 제1937군부대를 시찰했으며 23일에는 이 부대 산하 2대대를 찾았다.
또 24일에는 인민군 제1501군부대를 찾아 이 부대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첨단전투기술기재’를 점검했다.
김 제1위원장이 잇따라 군부대를 찾는 까닭은 정전협정 백지화 주장과 강도 높은 도발 위협 발언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점을 내외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일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이나 북한이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군부를 중심으로 체제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