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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질 캘리, 수상한 외교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사임을 낳은 ‘CIA 스캔들’의 또 다른 주연인 질 켈리가 한국 명예영사(honorary consul)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외교통상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캘리는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과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그리고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이 얽힌 ‘막장드라마’의 핵심 인물로 한덕수 전 주미대사의 추천을 받아 지난 8월 플로리다 탬파 지역 명예영사로 위촉됐다.

한 전 대사는 지난 2월 사의를 표명하기 전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캘리를 명예영사로 위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켈리는 이후 현지 공관의 건의에 따라 후보자 이력 검토와 면접, 장관 결재 등의 절차를 밟아 명예영사로 위촉됐다.

캘리가 한국 명예영사라는 사실은 현지 언론이 CIA 스캔들을 보도하는 과정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캘리의 명예영사 활동이 앨런 사령관과 부적절한 교신을 할 수 있었던데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캘리 스스로 자신의 승용차 번호판에 명예영사라고 표기하는가하면 기자들에게 외교적 보호권을 주장하는 등 한국 명예영사라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캘리는 경찰에게 자신의 집에 진을 친 기자들을 쫓아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당신들이 아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명예영사로 불가침 권리가 있다”며 “외교적 보호권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외 명예영사는 외교부 장관이 임명하기는 하지만 민간사절로서 외교적 의무나 책임을 갖지는 않는다. 외교부 당국자는 “명예영사는 외교관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안좋은 일에 연루돼 있는데 한국 명예영사라는 점을 자꾸 내세우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외교부는 현재로선 캘리의 명예영사직을 박탈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명예영사직은 업무상 문제가 있다면 해촉할 수 있지만 캘리의 직무와 관련된 결격사유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며 “현재 정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교부의 캘리 명예영사 위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한 전 대사가 지난 2월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국무부가 플로리다주에 이미 명예총영사가 있는데 또 명예영사를 위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캘리 위촉은 8월에야 이뤄지게 됐다. 이밖에 외교부가 지난 9월 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의 요청으로 제출한 ‘최근 3년간 명예영사 현황’에는 캘리의 이름이 빠져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자료와 관련해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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