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대북전단(삐라)을 둘러싸고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예고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탈북자 단체들이 22일 북한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삐라)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날려보내기로 한 가운데 북한은 최전방에 배치된 포의 포신을 개방하는 등 평상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북자 단체 연합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연)는 통일부가 주민대피와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한 지역주민 불편을 이유로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전단 살포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북민연 소속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왔을 때는 밥 얻어먹자고 온게 아니다”며 “자유통일에 대한 염원과 3대세습의 진실을 알릴 사명이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전단을 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진각 일대에 비가 오는 등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것과 관련, “전단은 구름 위로 올라가 바람을 타기 때문에 비보다는 바람의 방향이 중요하다”며 “전단 살포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단이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모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는 지난 19일 ‘공개통고장’을 통해 “임진각과 그 주변에서 사소한 삐라살포 움직임이 포착되는 즉시 서부전선의 경고 없는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21일부터는 서부전선 최전방 포병부대의 견인포와 자주포의 포신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도발이 이뤄진다면 철저히 응징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북한의 임진각 타격 위협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면 도발 원점 지역을 완전히 격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 당국은 22일 오전 임진각 일대 주민에게 대피를 권고하고 관광객 출입을 통제한데 이어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수준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민간 활동을 빌미로 위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북측의 위협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실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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