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북측 사람에게 초코파이를 더 주겠다고 하니 잔업을 하겠다고 하더라”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최근 펴낸 개성공단 현장백서 ‘개성공단에서 통일경제의 희망을 본다’에는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재미있는 증언이 소개됐다. 인센티브 개념이 생소한 북한 근로자를 상대로 노무관리가 만만치 않은데, 간식으로 주는 초코파이가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 근로자는 입주 기업으로부터 성과급을 직접 받지 않고 북한 당국을 거쳐 지급받는다. 반면 초코파이는 즉시 처분할 수 있는 현물이기 때문에 북한 근로자들이 더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백서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근로자에게 임금 이외에 초코파이, 라면, 계란 등의 간식을 지급하고 있다. 그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초코파이. 북한 근로자 한명이 하루에 초코파이를 평균 3∼4개씩 받고 있으며, 북한 내 다른 지역으로 유통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백서는 초코파이로 인한 근로의욕 증대 뿐 아니라, 기업의 부분적 인사권 확보 등 개성공단 노무관리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입주기업 A사의 관계자는 “남측의 요구로 직장장(북측 근로자 대표)이 교체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직장장 임명권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있는데 총국이 남측 기업과 조정을 하다가 안 되면 직장장을 교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남북이 개성공단에서 상생의 협력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은 입주기업들의 남다른 노력의 결과라고도 백서는 덧붙였다. B사의 경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7년 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남측 관리자들이 출퇴근 시간에 공장 정문에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인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백서에는 노무관리 실태 외에도 개성공단의 남북관계 개선 효과, 국제적경쟁력, 성장 과제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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