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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외교갈등, APEC 분수령 될 듯...美 중재역할 주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로 증폭됐던 한일 외교전쟁이 이번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트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우선 APEC 회의장에서 한일 정상이나 외교장관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3일 “양국 모두 갈등 지속보다는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고위급회담을 위해 굳이 애쓸 필요도 없지만 굳이 피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갈등이 국민감정 문제로까지 비화된데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직접 갈등에 개입했다는 점 등에서 정상회담보다는 외교장관회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국은 APEC에 앞서 사전정지 작업에 나선 모양새다. 안호영 외교통상부 1차관은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만났으며,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도 같은 날 도쿄에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났다. 양국은 이날 접촉에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 한일 양국이 뭔가 합의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일단 고위급 외교채널이 가동됐다는 것 자체는 나쁜 신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한일관계도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공동제소를 제안한 일본의 주장을 일축한 구술서를 보낸 이후 진정국면에 들어간 상황이다. 외교적으로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던 양국은 드러나는 대립은 피한 채 물밑 홍보전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도쿄 고위급 외교접촉을 제안하는 등 일본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APEC에서의 미국의 중재역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중국 전략 차원에서 한미일 3국 공조에 중점을 두고 있는 미국은 한일 외교갈등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한일 양국간 일련의 긴장사태는 미국 등의 우려를 초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APEC에서 한미, 미일 양자접촉 계기에 양국이 자제력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문 등과 관련해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3국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한일관계가 파열이 없는 방향으로 잘 돼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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