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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외화내빈으로 끝난 장성택의 화려한 외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첫 최고위급인사의 방중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의 중국방문은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끝났다.

장성택은 13일부터 이어진 5박6일의 방중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 귀국했다.

장성택의 외출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장성택은 방중기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예방하고,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회담을 갖는 등 중국 최고수뇌부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장성택의 방중 대표단은 50명으로 외형부터 거대했다. 김일성, 김정일이 생전에 중국을 방문할 때 대표단 규모가 70~80명이었다는 점에서 장성택의 방중은 준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단에는 김영일 당 국제부장과 리광근 합영투자위원장, 김성남 당 국제부 부부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 등 중량급 인사들이 포함됐다.

중국도 장성택에게 국빈 숙소로 이용되는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을 제공하는가하면 휴가중이던 류훙차이(劉洪才) 북한대사가 한달음에 달려나오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특히 후 주석은 “장성택 동지가 여러 해 동안 중북 우호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장성택 공동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북한의 실세중 실세인 장성택의 위상이 여실히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장성택은 중국으로부터 기대한 선물보따리를 받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6·28 조치로 대변되는 북한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의 실질적 사령탑으로 알려진 장성택은 이번 방중기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아내려 했지만 성과는 미약하다.

이번 방중의 핵심이었던 황금평·위화도와 나진 지구 개발과 관련해 북중 양국은 2개 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하는 등 나름 진전된 조치를 만들긴 했지만 당초 북한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중국 지방정부와 민간차원의 투자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기를 원했지만 합의문에는 “양국 정부가 인도하되 기업이 주축이 돼 시장을 바탕으로 한다”는 기존의 원칙이 재확인되는 선에 그쳤다. 또 10억 달러의 경협차관 요청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 도입을 앞두고 중국의 지원을 기대했던 북한과 장성택으로서는 헛물만 킨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미흡한 방중성과에도 불구하고 장성택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장성택의 방중성과가 기대에 못치기는 하지만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실세인 장성택의 독특한 위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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