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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은 ‘고소영’, 북한은 ‘김평남’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한에 ‘고소영’이 있다면 북한에는 ‘김평남’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 편중인사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서도 특정 인맥이 요직을 두루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가 17일 조선노동당과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국가기구의 인적구성을 분석한 결과, 북한 엘리트들은 김일성종합대와 평양·평안남도출신, 남성이라는 ’김평남‘으로 대변된다.

통일부가 김정은 체제의 당·정 주요 인물 106명을 분석,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 35.5%로 가장 많았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출신이 17.7%, 김책공업대학 출신이 9.7%로 나타났다.

특히 당의 경우 김일성종합대가 40%로 전체 평균인 35.5%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이 26%로 뒤를 이었다. 형식상 시험성적에 따라 선발한다고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입학과정에서 만경대학원 및 혁명유자녀학원 출신을 우대하는 등 출신성분과 사상성을 엄격히 따지는 김일성종합대학의 졸업자들이 북한의 중추인 당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내각의 경우에는 김일성종합대학 29%, 김책공업대학 24%, 국제관계대학 12%, 김일성고급당학교 6% 등 당에 비해 다양한 대학출신들이 분포돼 있었다. 이는 당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세습 체제에 대한 충성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반면, 내각은 실무형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발탁의 문이 비교적 개방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출신지역에서는 평안남도가 18.6%로 가장 많았고, 평양 16.3%, 함경북도 16.3%, 함경남도 14.6%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출신은 전체의 65.2%에 달했다. 이어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가 모두 7.0%로 비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등 남한과의 접경지역 출신 인사들은 2%대에 불과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 당국자는 “평양과 평안남도 출신이 많은 것은 우리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지역이고 일찍부터 사회주의를 받아들인 인텔리 계층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함경남북도는 노동자, 농민이 많은 지역으로 계급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비에서는 남성 94.3%, 여성 5.7%로 북한이 극단적인 남성중심의 사회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우리의 장관급인 내각의 상급 이상에서는 여성비율이 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11.1%는 물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11.5%와 러시아의 7%에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북한 엘리트들의 평균연령은 69세였으며 당은 72세, 내각은 63세로 나타났다. 정책을 지도하는 당은 60~80대가 주축인 반면, 출신학교와 마찬가지로 실무가 중요시되는 집행기관인 내각은 50~60대가 주류라는 차이점을 보였다. 지난 4·11 총선에서 당선된 19대 국회의원들의 평균연령이 53.88세라는 점에서 보여주듯이 젊은 지도자를 선호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 엘리트들은 상대적으로 고령인 셈이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숙부인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이 92세로 최고령이었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외하면 리성호 상업상이 49세로 최연소로 나타났다.

한편 당에서 ’김평남‘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1938년 평남 안주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내각에서는 1953년 평양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리광근 합영투자위원장이 손꼽힌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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