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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밥 대신 아이스크림을?
[헤럴드경제=박혜림인턴기자]“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을!”

가뭄과 지독한 수탈에 지친 백성들이 먹을 빵 조차 없다는 말에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의 아내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최근에야 이같은 일화가 오스트리아 출신의 왕비를 미워하던 이들이 악의적으로 퍼뜨린 ‘소문’에 불과하며, 그 출처 역시 철학자 장 자크 루소의 자아성찰적 자서전 ‘참회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북한에서는 지금도 버젓이 통용되는 말이라고 한다.

북한소식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는 21일 “한국에서는 군것질로 먹는 여름의 대표 아이콘인 아이스크림이 북한에서는 쌀 대신 먹는 대용품이 되곤 한다”며 북한의 식량난이 초래한 암담한 상황에 대해 고발했다.

지난 2008년 탈북한 A(34ㆍ여)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여름에 쌀 보다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었다. 쌀을 사지 못하니 사과 하나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샀다”며 “어차피 배가 부르지 않는 건 똑같으니까 사과 한 개보다는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먹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쌀 대신 아이스크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북한의 아이스크림은 밀가루 5kg당 약 1500개 분량이 나온다. 북한 말로 ‘까까오’라 불리는 이 아이스크림은 밀가루 반죽에 소량의 우유, 설탕, 색소를 첨가해 만든다. 밀가루 반죽의 양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달지 않다. 더욱이 대다수의 까까오 제조업체 위생상태가 열악해 맛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 심지어 제조시 사카린(인공감미료)을 다량으로 첨가한다고.

이에 까까오를 섭취한 주민들은 위염을 호소하거나 급성대장염을 앓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탈북자 B씨는 “북한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배가 너무 아팠다. 탈북해서 보니 그런 증상이 급성위염이라는 것을 알게됐지만 당시에는 이를 알 리 만무했다”며 “그러니 배가 아파도 그냥 먹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B씨는 한국에서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고 회상하며 “북한에서 먹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근데 더 놀라웠던 것은 며칠이 지나도 복통이 없었다는 것이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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