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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중독된 北부모들 “마약 피해 한국으로 가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북한에서 심각한 마약중독에 걸린 부모들이 “마약을 피해 한국으로 가라”며 자식에게 탈북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자 인터넷신문 뉴포커스는 1일 “대부분 탈북자들이 배고픔과 체제 혐오 때문에 탈북을 하지만, 그중에는 마약중독을 피하고자 탈북하는 주민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북한에서 마약중독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는 김주희 (38·가명) 씨의 예를 들며 북한의 마약중독 실태를 전했다.

탈북자 김주희 씨는 “북한에서 ‘삥두’라고 불리는 마약중독 탓에 결국 아버지가 사망했다. 아버지가 평상 시 ‘너은 마약을 피해 한국으로 가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에선 마약에 중독된 부모들이 자식들만은 마약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탈북을 권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북한에서는 마약을 불법 외화벌이 수단으로 북한정권이 비밀리에 생산하고 관리해왔다.

김정일이 본격적인 권력 중심부에 등장한 1970년대부터 북한은 정권 차원에서 마약을 생산, 밀매했다. 특히 김정일은 1992년 8월 양귀비 재배사업을 ‘백도라지’ 사업으로 공식화하고 100달러 이상 마약을 판매하는 사람에게 ‘백도라지 영웅’ 칭호를 부여하는 등 국가기간을 총동원 해 필로폰과 헤로인을 생산했다.

그러나 국가가 강요한 ‘백도라지 사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강제로 농사에 동원되는 것 이외에도 생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약을 접하며 중독자를 양산한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북한 마약의 해외 판로가 하나둘씩 막히면서 내부로 역류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몸이 아픈 사람들이 약 대용으로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것. 짧은 순간이지만, 진통 효과가 신통하리만큼 좋다고 알려져 마약은 북한 내 ‘만병통치약’처럼 통용되고 있다.

김정일의 ‘비자금’ 마련 목적으로 재배됐던 북한의 마약사업이 결국 북한 주민들을 병들게 한 셈이다.

한편 유엔마약범죄국(UNODC)은 북한을 헤로인 생산과 밀거래의 중심국가로 지목했고, 유엔의 재정지원을 받는 세계 마약류 통제기구인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도 북한을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의 주요 생산국으로 꼽았다.

또한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은 북한이 이 같은 마약 밀수를 통해 연간 1억~2억 달러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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