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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 핵실험, 안한다는거야 한다는거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3차 핵실험에 대해 처음 밝힌 공식입장에서 핵실험 계획이 없다면서도 핵 억제력 강화는 지속하겠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핵실험 카드를 여전히 한손에 쥔 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화테이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2일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도발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데 대해 반박하면서 “원래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적 과학기술위성 발사를 계획했기 때문에 핵시험과 같은 군사적 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자위적인 핵 억제력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억제력은 순간도 멈춤 없이 확대·강화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실제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는 탄광차를 비롯해 각종 굴착장비가 늘어나는 등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핵실험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결국 미국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뉴욕채널 등을 통해 제3차 핵실험을 유예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한 것 역시 핵실험 등 추가도발보다는 대화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어느 정도 내부정리를 끝내고 대미협상을 촉구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미국이 북한의 의도대로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핵실험을 할 수도 없고 저자세로 대화에 나설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외무성 입장에 대해 “특이하긴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이르다”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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