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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식 통치행위 따른 北 미묘한 변화 움직임
북한에서 미약하긴 하지만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의 변화상은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김정은 당 제1비서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에 ‘통영의 딸’ 신숙자씨 모녀의 생사를 밝힌 서한을 전달했다. 북한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 국제기구에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오는 8월 영국 런던에서 개막되는 제14회 하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사상 첫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선중앙TV의 생중계가 대폭 늘어난 것도 김정은 시대의 변화된 모습이다.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들이 9일 김 제1비서가 평양의 놀이공원인 만경대 유희장을 방문해 관리부실을 이유로 관리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일제히 보도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김 제1비서는 유희장을 방문해 잡풀을 직접 뜯어내고 깨진 도로를 지적하며 관리자들에게 “한심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현지시찰에서 관리자들을 질책한 내용이 매체를 통해 일반 주민들에게 공개된 것은 김일성 주석 때나 김 위원장 때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최고리더십 변화는 이미 지난달부터 예견됐다. 북한이 장거리로켓 광명성 3호 발사를 제한적이나마 외국 전문가와 언론에 공개하고 실패를 즉각 시인한 것은 김정일 시대였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김 제1비서의 리더십에 대해 조선신보는 9일 ‘새 바람이 분다, 제1위원장의 영도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조선신보는 이와 관련, “청년 영수의 등장이 인민들의 일상생활에 확실히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와 팔을 끼고 어깨 겯고(걸치고) 나가자’는 말이 유행어처럼 되면서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또 TV 생중계가 확대된데 대해 “과거의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생동한 소식을 전하려는 언론매체의 시도는 인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방송사고 등을 우려해 생중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김 위원장의 방식을 ‘낡은 방식’으로 규정하고 김 제1비서의 인민친화적인 새로운 리더십을 찬양한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경험이나 인터넷 활용 능력 등을 볼 때 김정일보다는 국제사회의 여론흐름에 보다 민감하다”며 “신숙자씨 생사 공개 등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김정은식 통치행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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