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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일본인처 방문 對日 개선 카드활용 움직임
북한이 지난 1959~1984년 북송된 일본인처의 고국 방문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납치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양국간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일본인처가 북한 내에서 일본 언론과 회견을 갖는는 등 극히 이례적인 일도 벌어지고 있다.

북한에 거주하는 일본인처 미나카와 미쓰코(73ㆍ皆川光子)는 지난 19일 북한에서 교도통신과 기자회견을 갖고, 1997년처럼 다시 일본 귀향프로그램 방식으로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52년 동안 거주하면서 북한 국적까지 취득한 미나카와씨는 지난 1월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수기가 공개돼 관심을 끌었던 인물이다. 당시는 북한과 일본이 양측 간 국교 정상화를 가로막은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갈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졌다.

미나카와씨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어 오사카와 요코하마에 있는 오빠와 누이를 죽기 전에 상봉하고 싶어하면서 일본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미나카와씨는 또 “양측 관계가 나쁘다 해도 비정부 단체가 (일본 귀향)프로그램을 운영해 우리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나카와씨는 이어 북한과 일본의 적십자사가 1997~2000년 사이에 주선해 자신을 포함해 43명의 일본인처가 일본을 방문해 가족과 친척을 만나게 했던 프로그램을 다시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미나카와씨는 지금 자신이 거주하는 원산에 애초 40명 이상의 일본인처가 있었으나 현재는 9명 정도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일본인처 고국 방문’ 카드(?)는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사는 지난 7월과 올해 1월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전 납치문제 담당상과 중국에서 비밀접촉을 가졌다. 지난 3월엔 송 대사가 나카이 전 담당상을 대리하는 일본 학자를 만나 일본인처의 모국 방문을 비롯한 현안에 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송 대사는 이같은 일련의 만남에서 일본인처 방문에 대해 일본측과 교섭할 용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북한과 일본 사이에 당국자 간 대화가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비공식 라인을 통해 물밑접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비밀접촉에선 북ㆍ일간 관계개선을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북한에 그대로 있는 일본인의 유골을 송환하는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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