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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양무진> 김정은 시대, 대결이냐 대화냐
외형적 리더십은 김일성
내용은 김정일 유훈 표방
대립정책으론 北변화 불가능
6자회담이 현실적 해법


북한은 지난 11일 제4차 당대표자회를 열어 김정은을 조선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했다. 당규약은 제1비서가 당을 대표하며 전당을 영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노동당의 수반임을 보여준다. 지난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는 김정은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사회주의 헌법은 제1위원장이 국가의 최고영도자로서 대내외 사업을 비롯한 국가전반 사업을 총지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역시 국가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수반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강성국가 입문과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 당과 국가의 수반인 김정은이 열병식을 총지휘했다. 주석단의 군간부들은 흰색 예복을 입었고 기마부대도 등장했다. 창설된 전략로켓군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과시했다. 직접 연설에 나선 김정은 제1비서는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계승·발전시켜 군사강국·경제강국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평화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이 더 귀중함을 역설했다. 김정은 제1비서의 리더십이 외형적으로는 김일성 주석(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내용적으로는 김정일 위원장(아버지)의 유훈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리더십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합작품임을 연상케 한다.

지난 13일 발사한 은하 3호라는 장거리 로켓은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앞둔 축포용이다. 발사시간 오전 7시39분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시간으로 시민들이 퇴근하는 오후 6시39분이다. 미국민들의 관심을 이끌려는 전략적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도발 범주를 구체화하고, 추가도발 시 자동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의장성명은 신속하고 단호함을 보여줬지만 법적 효력을 지니지 않는다.

북한은 17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안보리 의장성명을 전면 배격하고 2·29 북미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2·29 합의를 먼저 깨버렸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의 유예조치는 자동적으로 소멸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조치에 핵실험이나 고농축우라늄(HEU) 활동 강화, ICBM 시험발사 등 맞대응을 예고한다.

작금의 한반도는 대결이냐 대화냐의 기로에 서 있다. 역사적 경험은 대결을 예고한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북한의 지하 핵실험과 안보리 제재결의안 채택 등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역사의 발전은 교훈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발전의 역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대결을 대화로 전환시켜야 한다. 김정은 시대가 개막됐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국제사회의 여론과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개혁·개방에 대한 학습도 나름대로 한 듯하다. 주변국가들은 대립과 대결이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김정은은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은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지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결국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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