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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나로호 2조5000억 효과…북한 對美 협상용 무모한 셈법
남북 로켓발사의 정치경제학
1인국민소득 124만원 북한
광명성3호에 8억弗 투입
미사일 쏠때마다 대가 요구

김일성탄생100돌 기념불구
김정은 체제강화 포석

핵이어 미사일도 테이블에
협상대상쪼개는 살라미전술
美와 협상력 극대화 의도


‘1인당 국민소득 124만원 vs 광명성3호 발사비용 8억5000만달러’

북한의 ‘광명성3호’는 산술적으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도박’이다. 주민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식량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국제사회에 손을 벌려야 하는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쉽사리 ‘답’이 안 나온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유엔의 추가 제재까지 감안하면 ‘광명성3호’는 얼핏 보면 엄청난 손해가 불 보듯 뻔한 장사다.

하지만 북한은 ‘광명성3호’ 발사 의지를 좀체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실용위성’과 ‘장거리미사일’은 별개의 문제라며 발사를 강행할 태세다. 북한은 왜 ‘지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일까?

여기엔 좀 더 복잡한 산술공학이 필요하다. 북한으로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이 구소련을 따라잡기 위해 무모해 보이던 ‘달 탐사’에 나선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우리나라가 약 1조원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나로호3호 발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견줘볼 필요가 있다. 나로호의 경제적 효과는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광명성3호를 발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총 8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운반로켓인 ‘운하3호’ 개발 및 제작에 3억달러, 북한이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3호 개발에 1억5000만달러가 소요된다. 여기에 동창리 시험장 건설비용만 4억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 2000년 남한 언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거리로켓 한 발에 2억~3억달러가 들어간다고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남한 최저생계비(4인 기준) 224만원의 절반에 불과한 북한으로선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돈만 있으면 쌀 141만t, 중국산 옥수수 250만t, 밀가루 212만t을 살 수 있다. 굶주리고 헐벗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선물’을 성공도 100% 확신할 수 없는 위성발사 도박에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셈법은 다르다. 미사일이 됐든, 위성이 됐든 여기엔 단순한 산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경제학적 계산이 깔려 있다.

쉽사리 예측이 가능한 경제학적 셈법에서도 북한은 나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명성3호 발사가 성공한다면 북ㆍ미 협상 및 6자회담 등 밀고 당기기 협상에서 얻어낼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998년 ‘광명성1호’ 발사 이듬해 이뤄진 북ㆍ미 협상에서 사거리 300마일 이상 미사일 생산과 개발, 배치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에 해마다 10억달러 규모의 식량 지원을 요구한 전력이 있다.

정치학적으로는 좀 더 높은 차원의 포석이 깔려 있다. 북한은 이미 내부적으로는 광명성3호 발사를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과 김 위원장의 70회 생일에 맞춰 예고한 강성대국의 신호탄으로 삼으면서 김정은 체제 결속과 강화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는 핵과 함께 미사일까지 대미 협상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의도”라며 “일단 판을 키우고 한국과 미국의 대선 이후 포괄적 협상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가장 적은 돈을 들이고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충분히 과시하고 있다”며 “이 정도로 남는 장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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