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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탈북자 북송 강 건너 불 아니다”
中대사관앞 18일간 단식농성 이애란 원장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 등 방안 강구
이희호 여사 등에 인권문제 관심 촉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같은 분들이 나서서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표명해주셔야 합니다.”

탈북자 강제 북한 송환에 반대해 중국대사관 앞에서 18일간의 단식농성 끝에 탈진했던 이애란(48·사진)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이 여사에게 보낸 e-메일의 답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 여사는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조문도 다녀오셨는데 지금 갓난아기까지 북송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니 허탈할 뿐 입니다.”

이 원장은 자신이 무려 18일 동안 단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2010년 미국 국무부로부터 받은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에 대한 의무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 여사도 김 전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에 대한 의무를 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탈북여성 1호 박사로 알려진 이 원장은 단식을 통해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 많은 북한 사람들 중에서 선택받아 한국에 와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나 하나 편하게 살라는 뜻은 아니었겠죠. 그동안 이런 뜻을 망각하고 너무 안일하게만 살아왔어요.”

이 원장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사그라지고 있는 데 대해 무척 안타까워했다.

물론 이 원장은 안타까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 원장은 조만간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탈북자 문제를 다시 쟁점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각국 소비자단체에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제안할 생각이에요. 인권 야만국이 만든 상품을 사는 것은 똑같은 야만인이 되는 것이니까요.”

국내에서는 시민사회와 협력해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향후 구상을 밝히는 이 원장의 눈빛에서는 오랜 단식과 탈진 끝에 병원에 실려 갔던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단호한 의지가 묻어났다.

이 원장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뼈아픈 말을 남겼다. 이 원장은 “우리 국민들조차 탈북자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데 중국은 당연히 더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아무리 분단된 지 오래됐다고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한민족이고 친척이에요. 탈북자 문제를 방관한다는 것은 손톱 곪는 건 아는데 심장 썩어가는 건 모르는 격이나 마찬가지죠”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운 것보다 우리 국민이 야속했다”는 이 원장의 말은 인터뷰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속에 묵직하게 울렸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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