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2010년 9월에 이어 19개월만인 4월 중순 다시 개최된다. 특히 4월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등 북한 내부의 굵직굵직한 정치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로의 권력재편과 ‘강성국가’를 선언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김정은 동지의 두리(주위)에 굳게 뭉쳐 주체위업,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기 위해 당 대표자회를 주체 101(2012)년 4월 중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는 결정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번 회의의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표자회는 5년마다 열도록 규정돼 있는 당 대회 사이에 당의 노선과 정책 등 긴급한 현안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소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북한이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은 1958년과 1966년, 2010년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이번 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처음 열리는데다, 2010년 9월 열린 당 대표자회에서 후계자 김정은에게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부여해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한 지 불과 19개월만에 다시 열린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김 부위원장이 북한 권력의 정점인 당 비서국 총비서직을 추대형식을 통해 승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월에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15)과 인민군 창건 80주년(4·25), 최고인민회의 등 굵직한 정치행사가 예정돼 있어 당 대표자회에서 김 부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최고인민회의 등에서 추인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4월 당 대표자회가 김 주석의 100회 생일을 전후해 열리는 만큼 북한이 이를 통해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조명하고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새로운 정책노선을 제시하면서 ‘강성국가’를 선언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