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의 서훈과 등급을 결정하는 ‘서훈 공적심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진보성향의 역사학자들을 상당수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보훈처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위원 50명 중 23명이 올초 교체됐다. 2008년 5명과 2009년 6명, 2010년 3명, 2011년 12명과 비교하면 교체 폭이 크다. 교체된 위원 중에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서굉일 한신대 명예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이준식 연세대 연구교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학자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관여한 원로 사학자들이다. 윤경로 전 총장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이만열 명예교수와 서중석 명예교수, 이준식 연구교수는 각각 부위원장을, 서중석 교수는 지도위원을 역임했다.

진보학자들이 배제되면서 일각에서는 독립유공자의 서훈 여부 및 공적심사 과정이 편향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의 민주통합당 박선숙 의원은 “(공적심사를) 이념적인 잣대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관여하신 분들은 역사학계에서 연구 업적 등으로 존경받는 분들인데, 그런 분들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 친일 문제는 공적 심사에서 중요한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