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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권력승계 후계 확정 전부터 진행”
준비된 듯 발빠른 권력이동

美 싱크탱크 관련문서 공개



‘김정은 유일체제’로의 본격적인 권력승계 작업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전후가 아닌,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2009년)되기 수년 전부터 일찌감치 진행되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북 소식통은 26일 “이미 지난 10월부터 김정은이 사실상의 국정운영을 해왔고 주요 업무를 책임져온 것으로 볼 때 승계작업은 이보다 3~4년 전부터 이뤄졌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마치 준비라도 한 것처럼’ 발빠르게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이동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WWC)는 25일(현지시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옛 동독의 외교문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동독의 외교문서에 따르면 1974년 11월 12일 평양 주재 동독대사는 본국 외교부에 보낸 전문에서 북한이 1970년대부터 김일성 유고에 대비해 김 위원장의 후계체제를 사실상 확정했다고 보고했다.

전문은 당시 남한으로 탈북한 북한 고위급 인사가 ‘라디오서울’ 방송을 통해 김 주석의 가족 등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한 뒤 “이는 우리가 북한 측의 이너서클(핵심층)을 통해 파악한 내용과 대체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당 회의가 북한 전역에서 열렸다”며 “이는 ‘중대 사태(something grave)’가 김일성에게 일어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정일의 대형 사진이 통일이나 사회주의 건설에 관한 그의 발언과 함께 사무실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김일성의 첫 부인이자 김정일의 생모(김정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은 “이는 아주 은밀하고 민감한 이슈로, 북측 동무들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민감하게 관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1974년 2월 노동당 정치위원에 오르면서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됐으나 북한은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이후 1980년 10월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동독대사는 이듬해 4월 14일 또다시 본국에 외교전문을 보내 이른바 ‘3대 혁명소조 운동’을 전하며 “처음으로 김일성 가족의 연대기에서 첫 부인과 장남이 강하게 부각됐다”고 보고했다.

또 기존의 김일성 사진과 같이 김정일이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이 등장했다면서 “이는 김일성의 장남이 체계적으로 후계자로 길러지고 있다는 우리의 가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75년 12월 12일 전문은 “북한이 최근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 ‘당중앙’(김일성의 아들)이 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고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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