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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시대> 서구문물 맛본 후계자…개혁·개방으로 凍土 녹일까
격랑의 한반도 - 평양의 봄은 오나

체제 폐쇄성 여전히 굳건

파격적 개혁엔 회의적 시각


평양이외 변방 장악력 미흡

식량난 심화 등 경제 피폐

밑으로부터의 혁명 가능성도


섭정 현실화이후 권력투쟁땐

통제이완따른 봉기 이어질수도



빠르게 권력교체기를 겪고 있는 북한의 앞날은 어디로 갈까.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의 체제는 “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 위원장이 20여년에 걸쳐 후계구도를 완성한 반면, 김정은의 후계수업은 불과 3~4년여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집트, 리비아, 코트디부아르, 예멘 그리고 북한까지 유난히 많은 독재자들이 명멸했다.

북한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스위스에서 유학해 서구 문물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김정은이 개혁ㆍ개방에 적극 나설지 여부 ▷권력승계 기본 골격이 ‘유훈통치’이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 ▷미국ㆍ중국이 북한의 ‘현상유지’희망 ▷통제불능의 변방 민심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평양의 봄이 올 것’이라는 관측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후계자 김정은 등 권력 핵심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개혁·개방에 나서는 ‘위로부터의 변혁’, 민심이반에 의한 ‘밑으로부터의 혁명’ 등이다. 전자가 자발적이라면, 후자는 ‘붕괴’에 가까운 ‘평양의 봄’을 의미한다.

우선 위로부터의 개혁에 대한 전망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매우 높고, 김정은이 상대적으로 개혁 개방에 거부감이 적다는 데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군과 당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정은은 1998~2000년 스위스에서 유학했다. 여전히 베일이 싸여 있지만 김정은이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과 영화배우 장 클로드 반담을 좋아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으로 귀국한 이후 CNC(컴퓨터 수치제어)화에 공을 세울 만큼 IT분야에서도 비교적 감각이 있는 인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근거를 들면서 비교적 서구 문물을 일찌감치 접해, 개방과 개혁에 대한 거부감이 아버지 김정일에 비해 적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들만을 가지고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하긴 어렵다. 북한 군 고위관계자의 자제들 역시 유럽 등지에서 공부했던 유학파들이 많지만 여전히 북한체제의 폐쇄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과 권력핵심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개혁ㆍ개방에 선뜻 나설 수 없다는 전망이다.

밑으로부터의 개혁·개방 가능성도 있다. 최근 김정은 부위원장은 애도기간 중 탈북자에 대해 “3대를 멸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북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평양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접경 지역은 십수년간 북한의 골칫거리였다. 탈북 단체들은 북한이 조만간 큰 혼란 상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식량난 등 경제난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분석도 강하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외부 지원이 없으면 수개월 내 식량난 심화로 아사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나치게 짧은 권력 이양 기간도 문제다.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앞으로 있을 유훈통치 기간까지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권력 승계 기간은 불과 3~4년가량에 불과하다.

김정은 신격화도 일정부분 제약이 불가피하다. 생모 고영희는 혈통을 중시하는 북한사회에서 멸시의 대상인 재일교포에 무용수 출신이다. 산케이 신문은 최근 북한에선 김정은이 고영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발설할 경우 엄벌에 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장성택, 리영호 등의 섭정정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권력 상층부의 갈등이 주민통제 이완→주민봉기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홍석희 기자 @zizek88>
/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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