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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미완의 3대세습…향후 1년내 軍·관료 장악에 달렸다
北 후계구도 및 향후 정세변화
29세 풋내기 최고지도자

엘리트 집단서 반감 가능성


장성택등 친인척그룹 기반

집단운영방식 등장 가능성


안정적 권력장악 실패땐

軍·관료 내부반란 전망도



29세 나이에 북한 최고권력자로 등극한 김정은의 앞날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지난 17일 사망한 김정일의 선군정치 덕분에 당분간 권력 붕괴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리지는 않겠지만, 김정일이 남긴 고립 경제ㆍ외교의 한계, 그리고 권력 내부 모순은 그의 통치 기반을 언제든지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손꼽힌다.

▶선군정치 이어받은 김정은, 3대 세습 완성할까=20일 발표된 김정일 장례위원회 명단에는 김정은이 맨 앞에 위치했다. 또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한 북한 방송들은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령도에 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며 그의 권력 장악에 이상 없음을 강조했다.

대다수 북한 문제 전문가들도 김정은이 군을 포함한 북한 권력 전체를 장악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2009년 1월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의 우상화가 같은 해 6월부터 ‘발걸음’이라는 노래와 함께 이뤄지기 시작했고, 또 정치와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이미 아버지 김정일과 대등한 위치에까지 올라섰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09년 말에 이미 북한의 권력은 김정일이 60%를, 김정은이 30%, 10%는 측근이 장악했다는 분석이 북한 내부에서 나왔다”며 “최근까지도 김정은은 외교 부문을 제외하고는 김정일과 비슷한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고위급 간부에서 하위급 간부들까지 김정일과 김정은을 동급으로 여기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김정은 체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비록 김정은이 어리지만, 군부가 그를 뒷받침하고 있고, 대안 세력도 없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김정은 체제는 상당기간 군부, 그리고 장성택 등 친인척 그룹에 좌우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기반인 군의 영향력이 김정일의 ‘선군’ 시대 이상으로 막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존 세력분포를 반영한 집단지도체제 등 새로운 국가운영 방식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을 정점으로 군, 그리고 장성택 등 측근 세력이 결합한 김정은 체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사는 3대 독제 세습 인정 안했다…군ㆍ측근 반란 가능성=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의 등장이 중장기적으로 북한 내 새로운 권력 투쟁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체제의 단기적인 안정에도 불구하고, 내제된 갈등 요소 역시 상당수라는 분석이다.

우선 29세라는 김정은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60~70대가 대다수인 북한의 군사, 행정 관료들에게 김정일 없는 김정은은 ‘어린애’에 불과할 수 있다. 비록 자신들이 김정은을 세웠지만, 김정은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1년이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판가름할 기로로 본 알렉산드로 페도롭스키 러시아 국제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 실장은 “김정은은 아직 형식적 지도자일 뿐 국가 통치를 위한 충분한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며 “김정은이 어떻게 군부를 비롯한 무력 부서, 관료 등 엘리트 계층을 장악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권력 장악에 실패할 경우, 북한 내부 반란의 시발점은 군(軍) 또는 장성택 등 측근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김정일이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비정상적으로 키워놓은 북한 군과 엘리트 계층이, 아들의 목에 칼을 들이미는 역설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현재 북한 체제는 어떤 개인이 모든 국가기구 전반에 걸쳐서 권력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라며 내부 권력다툼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밀려났던 김정남 복귀는 ‘평양의 봄’ 시발탄=일각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등을 떠돌던 김정남의 향후 행보에 주목했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은 잇단 돌출 행동으로 아버지의 눈 밖에 나며, 북한 권력에서 멀어진 인물이다. 서방 문물에 밝은 김정남이 권력을 장악할 경우 ‘평양의 봄’도 기대할 수 있다.

김정남을 추종하는 세력이 북한 내 상당수 있다는 게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 김정은은 2009년 권력 장악 과정에서 김정남의 평양 근거지였던 우암각 별장을 급습, 세력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평양 판 ‘왕자의 난’이 가능할 정도로 김정남의 세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김정남의 등극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군부에 김정남은 아주 불편하고 위협적인 존재”라며 “자본주의 문물에 밝고 개혁 마인드가 강한 김정남이 권력을 쥘 경우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고 청산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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