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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초급간부들 자살로 내몰린다
매년 20여명씩 목숨끊어

경직된 병영문화 등 원인

군무이탈 현상등도 심각

지난 8월 10일 해병대 2사단 한 부대의 독신 장교 숙소에서 임관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김모(25) 소위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숙소에서는 김 소위가 쓴 유서가 나왔다. 대학졸업 후 사관후보생으로 해병대에 입대한 김 소위는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22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육군 모 부대 소속 조모(25) 중사가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지난해 11월 15일에는 전북 임실군 군수사령부 예하 6탄약창에 근무하던 A(26) 중위가 부대 내 간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군의 근간인 초급간부(하사ㆍ중사ㆍ소위ㆍ중위ㆍ대위) 자살자가 한 해에 20명에 달하고, 100여명은 탈영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군이 흔들리고 있다. 일반 사병뿐 아니라 초급간부들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11일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0~2011년 육ㆍ해ㆍ공군의 초급간부 자살자 수가 총 208명(육군 111명, 해군 68명, 공군 29명)에 달했다.

또 지난 12년간 육군과 공군의 초급간부 군무 이탈자는 각각 1368명, 91명으로 1년간 평균 100여명을 기록하는 등 군무 이탈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해마다 상당수의 군 초급간부가 자살하고 군무 이탈을 저지르는 것은 지나치게 경직된 병영문화에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와 열악한 처우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급간부가 거주하는 BOQ(독신자 장교 숙소)의 경우 대부분 비좁고 낡아 육군 4만287실, 공군 8137실, 해군 5156실 가운데 7평(23.1㎡) 이하가 육군 3만1006실, 공군 4264실, 해군 3147실로 군별로 절반을 넘었다. 여기에다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영내 숙소가 육군 1만6952실, 공군 2448실, 해군 774실에 달했다.

BOQ 내에서의 초급간부에 대한 지나친 간섭도 문제로 지적됐다. 군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초급간부가 밤 9시까지 복귀하지 못하면 윗선에서 10분마다 전화를 걸어 위치를 보고하라고 요구한다”며 “밤 10시 이후 간부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차량 열쇠를 모두 압수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병사뿐만 아니라 초급간부들도 열악한 환경과 부조리한 병영문화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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