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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섀너핸 美국방대행, 가정폭력으로 자진사퇴…軍 ‘당혹’
-정식 장관 인준절차 앞두고 자진낙마
-9년전 전처와의 ‘폭력’ 뒤늦게 불거져
-지난 3일 방한해 한미 국방장관회담도
-한미정상회담 2주도 안 남았는데…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3일 청와대를 방문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가정폭력 문제로 자진사퇴했다.

섀너핸 대행은 지난 3일 직접 내한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는 등 의욕적 행보를 보여왔기에 우리 군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일고 있다. 우리 측은 새 미국 국방수장과의 관계 형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허탈감마저 관측된다.

정경두 장관은 지난 4월 방미해 섀너핸 대행과 첫 장관회담을 갖고, 이달 서울에서 회담하는 등 섀너핸 대행과 친분을 쌓아오던 중이었다. 섀너핸 대행이 부장관이던 지난해 10월 한미 국방 수뇌급 회의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미 만나 구면인 사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여 전격 사퇴한 뒤 올해 1월1일부터 약 6개월간 장관대행을 역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육군성 장관을 새 국방장관 대행에 임명하겠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국방부의 리더십 부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직전에 일이 터져 ‘북미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힘으로 뒷받침한다’는 미 국방당국의 기조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훌륭하게 일해온 섀너핸 대행이 인준 절차를 밟지 않고 가족에게 더 시간을 쏟기로 했다”면서 “그의 뛰어난 봉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스퍼 육군장관을 새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할 것”이라며 “나는 마크를 안다. 그가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섀너핸 대행은 성명을 내고 “세 자녀가 가족의 삶에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시기를 겪지 않도록 (사퇴) 결정을 내렸다”면서 “고통스럽고 매우 개인적인 오래 전의 가족 상황이 들춰져 유감스럽다”며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18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돌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에스퍼를 곧 국방장관에 지명할 것 같다”면서 섀너핸 대행의 사퇴와 관련해 “내가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관대행으로서 정식 장관으로 임명되기 위해 인준 절차가 진행되던 사이 이런 갑작스러운 사태가 벌어진 것은 9년 전 전처와의 폭력사건이 뒤늦게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미 언론은 섀너핸 대행과 전처 킴벌리 조딘슨이 2010년 8월 28일 술을 마신 채 언쟁을 벌였고 서로가 서로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섀너핸 대행의 10대 아들이 야구 배트로 전처를 때려 의식을 잃게 한 일이 있다는 내용의 보도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섀너핸 대행을 정식으로 장관에 지명했으나, 한 달 넘게 상원에 인준 요청을 하지 않아 최근 지명 철회 가능성이 제기되던 시점에 일어난 일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섀너핸 대행의 장관 인준에 앞서 이를 조사해왔다. 섀너핸 대행이 2017년 7월 부장관이 될 때나 올해 1월 장관대행이 될 때는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

새 국방장관 대행이 될 에스퍼는 2017년 11월 육군성 장관이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동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25년간 육군과 버지니아 주방위군에서 복무했으며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냈고, 방산업체 레이시온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한 적도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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