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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특수임무여단 조기 창설 계획도 불편 느낄 듯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26일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의 특수작전 훈련에 대응해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를 통해 ‘우리 식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경고에서 “미제와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특수작전 흉계가 명백해지고 위험천만한 선제타격 기도까지 드러난 이상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 우리 식의 선제타격전으로 그 모든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우리 군대의 입장을 포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 군의 특수작전 및 선제타격이 현실화될 경우 “미 제국주의의 비참한 괴멸과 남조선 괴뢰들의 최후 멸망을 고하는 역사적 사변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파국적 후과’를 심사숙고하라고 위협했다.
또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미 육군 제75레인저 연대, 그린베레, 공군 제353 특수작전단 등 미 특수전 부대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네이비실 6팀과 델타포스 참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례적인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라는 형식과 고강도 위협이라는 내용을 빌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것은 미군 특수부대의 참수작전 및 특수작전을 그만큼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 군은 ‘참수작전’이란 표현을 공식적으로 쓰지는 않지만 한반도 유사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 제거는 특수전 부대의 주요 임무다.
유일영도체계에 입각한 수령제 통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선 ‘최고존엄’인 김정은을 겨냥한 ‘참수작전’은 극도로 불편한 대목일 수밖에 없다.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가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최고존엄을 어째보려는 것이나 우리의 자주권을 해치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부질없는 짓인가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은 세기적 비극”이라고 비난한 배경이다.
이와 함께 한미 특수부대에 대한 공포감도 북한의 강도 높은 반발의 직접적 이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데브그루)은 지난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파키스탄 은신처를 급습한 공격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항공기와 잠수함 등을 이용해 적 후방에 침투한 뒤 최고수뇌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한반도에 와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공포가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과거 전략폭격기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됐을 때에도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종적을 감추는 등 최고수뇌부의 안위와 관련된 위협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여기에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핵 공격 징후 포착 등 유사시 김정은 등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전담할 특수부대인 특수임무여단을 애초 2019년에서 올해로 목표를 앞당겨 창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점도 북한의 불편함을 한층 더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특수임무여단 조기 창설에 대해 ‘노골적인 선전포고’라고 비난하면서 첫 번째 타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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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