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농염주의보’의 박나래가 공연을 준비하며 겪은 부담감과 기대감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무대 위에서 방송이 담지 못한 성적인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박나래는 이날 현장에서도 솔직하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혀 다음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자신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섹시하게 풀어내는 스탠드업 코미디다.

지난 5월 서울 공연 당시 티켓 오픈 5분 만에 2500석이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박나래는 무대 위에서 오로지 마이크 하나에 의지해 말로 관객들을 웃겼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블루스퀘어에서는 박나래가 취재진과 만나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후일담을 풀어놨다.

▲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타입의 개그맨이 있는데, 나는 콩트를 주로 한 개그맨이다. 그래서 이번이 더 어려웠다. 작년에 ‘한 3년 후 내 이름을 건 공연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빨리 도전을 하게 될지 몰랐다.”

▲ 장르는 물론, 성적인 이야기도 과감했다. 부담이나 걱정은 없었나?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라 부담은 컸다. 많은 분들이 했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며 준비를 했다. 우스갯소리로 ‘너무 이야기가 세서 은퇴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이야기했지만, 가장 걱정인 건 그래도 ‘안 웃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것이었다. 물론 점수는 없지만, 그래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50점은 주고 싶다.”

▲ 많은 주제 중 농도 짙은 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스탠드업 코미디는 블랙 코미디, 풍자, 디스를 많이 생각하신다. 하지만 나는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내가 잘 하는 게 뭘까 생각해볼 때, 누군가를 디스하거나 풍자는 못 할 것 같더라. 내가 잘 하면서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국가가 나를 막았던 게 이런 주제였다. 시대를 잘 만나 ‘마성의 나래바’ 같은 코너를 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약은 있었다. 이런 성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공연을 하며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무대 위에 올리지 않은 이상은 뭐가 재밌을지 쉽게 짐작하기 힘들다.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안 터질 수가 있다. 성형에 관한 이야기를 넣었는데, 남성분들은 약간 관심 없어 하시더라. 여성분들은 그냥 공감을 하셨다. 반응이 ‘아침마당’이었다. 성형 이야기는 서울 공연에서만 하고, 지방 공연을 할 때는 과감하게 뺐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 다른 코미디언들의 스탠드업 코미디도 접했나?

“이번 공연을 위해 찾아봤다. 넷플릭스에도 가입해 각 나라의 멋진 코미디언들의 공연을 많이 접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엘리 웡이라는 여자 코미디언의 공연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인데 너무 멋있더라. 임신을 한 모습으로 본인에 대한 성이야기, 본인의 출산 경험담, 남편과의 성생활을 너무 멋있게 이야기하더라. 그걸 보면서 ‘나도 임신하면 저런 토크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했다.”

▲ 성 소재는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응은 어땠나?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라 후일담을 정말 찾아보고 싶더라. 하지만 어떤 분은 ‘더 센 스탠드업 코미디가 많은데 약했다’라고 하는 분도 있고, ‘59금, 69금이다’라고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 공연을 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믿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가니 관객들도 웃어줬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다. 한 번 더 공연을 해보고 싶다. 이번 공연은 치트키를 쓴 것 같다. 방송에서 못 보여줬지만, 잘하는 걸 했다. 다음에는 아예 다른 주제로 도전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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