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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수상한 교수’ 또 시한부?…죽음에 대한 유쾌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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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수상한 교수'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수상한 교수’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흔한 소재를 다뤘지만, 이를 유쾌한 톤으로 풀어내면서 차별화를 만들어 냈다.

15일 개봉하는 ‘수상한 교수’는 상위 1%의 삶을 누리던 대학교수 리차드(조니 뎁 분)가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남은 인생의 단 1초마저도 재미있게 살자고 다짐한 뒤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 영화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리차드의 폐암 선고 장면을 보여주며 본론으로 빠르게 진입한다. 특히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냐”는 리차드의 절박한 외침 외에는 심각한 장면도 거의 없다. 영화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코믹한 톤으로 다뤄 편안하게 그의 남은 인생을 지켜보게 한다.

내용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인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을 버무려 풀어낸 영화들은 있었다. 삶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 또한 보편적이기 때문에 다시 전달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러나 책을 읽고 직접 이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수업 내용을 바꾸고, 야외는 물론, 술집으로 이동 수업을 하는 등 리차드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이끄는 예측할 수 없는 그의 선택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그만의 방식에 점점 빠져들던 학생들처럼 보는 이들도 리차드의 엉뚱 하지만 진심이 담긴 행보들이 그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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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수상한 교수' 스틸



감정적인 호소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자신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가족들 앞에 앉았지만, 이 자리에서 딸은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선언하고 아내는 자신의 직장 상사와 불륜 관계임을 털어놓는다. 감동적인 장면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를 기분 좋게 배신한 ‘수상한 교수’는 꼬일 대로 꼬인 상황에서 리차드가 어떤 행보를 펼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 흥미 있다.

유일하게 리차드가 병명을 아는 동료 교수 피터(대니 휴스톤 분)의 반응도 유쾌한 분위기 안에 적절하게 녹아든다. 리차드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다가도, 리차드의 시니컬한 반응으로 감동이 사라지거나 민망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등 심각해 질만 하면 쏟아지는 농담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수위 높은 농담이나 에피소드들이 정서에 맞지 않아 완벽한 공감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교수인 리차드가 학생들과 함께 사고를 치는 모습들까지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리차드의 굳은 결심은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의 메시지가 명료하기 때문에 결말까지 흔들림 없이 달리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뚜렷하게 전달한다.

시한부 선고 순간부터 이를 받아들이고, 원하는 인생을 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 리차드 역을 맡은 조니 뎁의 열연에 힘입어, 한 사람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는 재미만큼은 보장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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