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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모두의 만류에도… ‘악질경찰’을 만든 이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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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악질경찰'이 민감한 소재를 상업영화로 녹여냈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에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이정범 감독이 참석했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가 경찰 압수창고를 털다가 폭발사고의 용의자로 지목된 후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아저씨’를 만든 이정범 감독의 작품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내 민감한 반응이 예상된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 세월호 문제를 상업영화로 다뤘는데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

“2015년 단원고에 갔을 때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언론에서 퍼지고 있던 이야기와 달랐다. 그 기점으로 세월호 자료를 수집해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이야기를 준비한 게 5년이 됐다. 상업영화를 하는데 세월호를 소재로 가지고 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세월호를 똑바로 잘 이야기 하고 싶었다. 상업적 장르에 소재로 가져다 썼는데 상업영화로만 남는다면 나에겐 최악인 평이다(이정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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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를 어떻게 환기하는 방식에 대해서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직접적인 방식인데?

“논란 예상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썼을 때부터 고민했다.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영화다(이정범 감독)”

▲ 조필호가 착한 캐릭터였다면 한정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캐릭터로 표현할 때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었나?

“조필호는 직업만 경찰이고 범죄자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 사건을 맞닿은 다음 조필호의 변화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더 나쁘게 표현하는 게 더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가 가진 나쁜 성질에 더 집중했다. 내적 갈등과 각성에 초점을 맞췄다(이선균)”

“조필호가 가지는 감정의 낙폭이 크다. 선한 캐릭터일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충격이었다. 사람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한텐 이기적인 인물이 변한다는 것이 도전이었다. 그런 감정의 낙폭이 관객들을 끝까지 가지고 간다고 생각했다(이정범 감독)”

▲ 집요한 몸싸움을 했는데?

“‘끝까지 간다’랑 비교를 많이 하는데 거실 장면 때문에 겹쳐 보이는 것 같다. 생활 공간에서 액션을 하다 보니까 크고 작게 다쳤다. 그래도 합을 잘 맞춰서 큰 위험은 없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성취감을 느꼈다(이선균)”

“이선균과 촬영에 들어가면 합을 맞췄던 게 리얼하게 바뀌는 지점이 있다. 이선균의 움직임 특성상 리얼해진다. 그래서 화면상 만족감을 느낀다(박해준)”

▲ ‘독전’에 이어서 또 한번 악랄한 캐릭터다

“나왔을 때 무섭도록 얼굴이 더 차갑게 느껴지도록 했다. 빠져나가려는 이야기 같지만 이 역할을 하면서도 당위성을 찾기 위해서 연민을 가졌다. 영화를 보니까 연민이 없겠더라(웃음)(박해준)”

▲ 일반적인 반항아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했나?

“관객으로 판단하기에 민하가 바르지 못하고 일탈스러운 행동을 하는 게 그냥 반항심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찾아가려고 했다. 민하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이유가 책임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전소니)”

▲ 가장 최악의 악행을 꼽자면?

“최악의 악행은 모르겠지만 멋있게 그리고 싶진 않았다. 동네 양아치같이 보이는 인물로 보이게 연기를 했다. 악행을 하나만 꼽기엔 어렵다(이선균)”

▲ 전작 캐릭터들과 달리 각성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캐릭터로 바꾼 이유는?

“‘아저씨’와 ‘악질경찰’ 조필호를 비교하자면 ‘아저씨’에선 소미를 구하지 않으면 소미가 죽는다. 외적으로 강압하는 상황에서 소미를 구하겠다고 판단을 한다. 조필호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필호는 자기 나름대로 희생을 하면서 결정을 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 왜 필호가 그런 판단을 했는지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바란다(이정범 감독)”

▲ 세월호 소재가 전면에 나오긴 하지만 이야기상 다루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중적으로 어떻게 바라보길 바라나?

“이 영화가 투자도 힘들고 캐스팅도 힘들었다. 아마 세월호 때문에 그랬을 거다.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굳이 다뤄야 했냐고 반대를 하고 만류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해야 했던 이유는 이걸 하지 않은면 내가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세월호를 다뤘다.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매일 자기검열을 했다. 관객들이 가져가야 하는 긴장감을 생각해 진정성이 무시되진 않은지, 상업영화 미덕을 해치진 않았는지 고민을 했다(이정범 감독)”

▲ 영화 만들고 유족들에게 보여줬나?

“유가족들이 봤다. 그 시사가 가장 떨리고 두려웠던 시사였다. 시사 끝나고 유가족들을 볼 자신이 없었다. 그 다음날 한 아버지에게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린 건 아닌지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본인들이 겪은 일은 그것보다 더 폭력적이고 야만적이라고 하셨다. 섬세하게 용기를 주신 분들이 있어서 이 자리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예상했던 쟁점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이정범 감독)”

▲ 감독님이 집요한 것으로 유명한데 액션신 찍으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나?

“모든 신이 그렇다(웃음) 옛날 미니홈피가 유행할 때 이정범 감독의 영화 스틸을 걸어놓고 ‘내 인생의 첫 감독’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적이 있다. 그만큼 고마운 형이다. 정말 집요한 분이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성취감은 컸던 작품인 것 같다(이선균)”

“감독님이 요구하는 게 명확했다. 몸이 불편할 순 있겠지만 연기하면서 불편함은 못 느꼈다. 열심히 했지만 솔직히 아프긴 했다. 그래도 잘 만들어진 모습을 보고 잘했구나 생각이 든다(박해준)”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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