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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돈’ 조우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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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사진=쇼박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몸과 마음이 수고로워야 결과물이 좋더라고요”

현재 충무로에서 이만큼 바쁜 배우가 있을까. 지난해에만 3편의 영화를 선보였고 무려 지난 달 개봉한 작품에서도 조우진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조우진이 충무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다. 비슷한 것 같은 캐릭터도 조우진이 하면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집요하고도 냉철한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영화 ‘돈’에서도 마찬가지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그 안에서 조우진은 금윰감독원 직원인 한지철 역을 맡았다. 한 번 문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개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다. 관객들은 또 다른 조우진의 얼굴을 만나게 된다.

▲ 촬영한 지는 꽤 됐는데 영화를 어떻게 봤나요?

“기술시사에서 먼저 봤었는데 그땐 언 상태에서 봤어요. 어떻게 나왔을지 걱정하 면서요. 두 번째 봤을 때 작품성을 떠나 영화의 힘이 있더라고요. 영화 자체의 힘이 있어서 감정이 고조 됐어요”

▲ 사실 조우진 씨는 너무 늦게 등장하는 거 아닌가요?

“돈의 액수가 올라가면 갈수록 영화가 고조되잖아요. 그 때 내가 나와서 긴장을 배가시키는 역할이니까요. 아시다시피 분량 욕심내는 배우는 아니에요. 모든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 정의로운 캐릭터인데 마냥 선한 느낌은 아니에요.

“그래서 사냥개가 아닐까 싶어요. 시스템도, 상사 명령도 무시하고 달려들 만큼 물불 가리지 않잖아요. 금융 범죄가 지능화 되어 가는데 그걸 한지철을 통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사냥개니까 센 느낌으로 이를 드러냈다 라기 보단 이 사람도 이 시스템 안에서 사냥개처럼 돌변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워커홀릭에 초점을 맞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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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여러 캐릭터를 했잖아요. 그러면서 배우는 것도 상당할 것 같아요

“맞아요. 상대 배우도 그렇고 임하는 인물에 의해서 배우려고 접근하면 얻는 게 많아요. 물론 상대의 신체에 해를 가하거나 핀잔을 주는 인물도 있었지만(웃음) 관객이 봤을 때 악당이라고 해도 그들이 각자 담고 있는 신념과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지철도 마찬가지에요. 자기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죠.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방식이든 시도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 그렇다면 상대 배우에게 배운 점은 뭔가요?

“류준열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보는 느낌이에요. 책상에 앉아 있지도 않는데 명석한 두뇌에 특유의 센스를 발휘해서 해나가는 모범생?(웃음) 똑똑하고 센스 있어요. 유지태 형에겐 어른됨을 배웠어요. 국가에서 상을 줄 정도잖아요. 의지와 신념을 근간으로 실천에 옮기는 분이에요. 조언을 듣지 않아도 본인이 실천에 옮기면서 영향을 주죠. 보통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동명증권 장면을 참 좋아하는데요. 손종학 선배, 김종수 선배, (정)만식이형 등 계신 것만으로 존재감이 대단해요. 그 분들을 펼쳐놓으니 후배들도 그림이 나오더라고요.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크나큰 영광을 나눈 순간이죠”

▲ 아무래도 영화를 찍으면서 돈에 대한 개념을 떠올려보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너무 개념 없이 살았구나 생각해요. 돈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의미를 제공하는 영화지만 엄연한 장르 영화다. 돈을 놔두고 각자 다른 시선과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죠. 개인적으론 돈을 잘 몰라요. 돈 관리도 통장만 나한테 있고 아내가 관리해요. 가족도 생기고 했으니 돈에 대해서 개념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게 한심스러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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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투자는 해본 적 있나요?


“관심은 있는데 실천을 안 한 거보면 관심이 없는거겠죠(웃음) 요즘 들어서 자리 잡은 고민의 일환이에요. 너무 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결혼 이후에 가장 노릇도 해야 하고 슬슬 후배들에게 형 노릇도 해야 해요. 가장으로 무게감이 생기더라고요. 좀 더 살아봐야 하겠지만 작품에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어요.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행복한 무게감이죠”

▲ 본인이 출연한 작품은 찾아보는 편인가요? 혹시 다시 봤을 때 새롭게 다가온 작품도 있어나요?

“가장 편하게 볼 땐 집에서 VOD로 소량의 알코올과 함께할 때죠. 남의 영화처럼은 못 봐요. 최근에 ‘남한산성’을 봤는데 다시 보이더라고요. ‘강철비’는 볼 때마다 다르고. 자기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보신 분들의 반응, 입장에 더 집중하게 돼요. 그게 객관적이고 스스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칭찬은 모든 사람을 춤추게 하지만 자신감의 원천으로만 받아드리려고요.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평도 적지 않거든요. 그 과정을 끊임없이 해서 밀고 나가야해요”

▲ 그래도 기사마다 팬들의 응원 댓글이 있어요

“덕분에 힘을 받죠.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팬카페에 고백을 했어요. 날 기분 좋게도 긴장하게도 하는 신기한 분들이라고요. 이분들 덕분에 더 잘하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가끔 노래도 불러서 영상으로 올려요. 예전엔 배우는 신비감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는데 그런 통로로 소통을 나누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내 안에 있는 화두가 ‘나눔’이거든요. 소통하면서 오는 행복이 있어요.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을 가져다주더라고요.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팬들이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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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작인 ‘국가 부도의 날’에서도 금융권 고위직 역을 맡았잖아요. 비슷한 캐릭터를 맡게 되면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만큼 기대감이 있으신 거겠죠. 최근이든 오래 전이든 어여삐 여겨줘서 그렇게 됐어요. 그게 내가 하는 일에 숙명이죠.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건 부질없는 것 같아요. 주어진 작품에 대해서 정말 장면에 맞은 인물로 파고 들려고 해요. 결과물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는 게 나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요. 솔직하게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에요. 연기가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 연기자로 목표도 있나요?

“없어요. 단지 태도와 생각은 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내 노력과는 비례할 수 없는 너무나 과한 칭찬을 받았어요. 이 가지가 누구를 찌르지 않고 어긋나지 않게 뻗어나가는 게 오늘이자 내일의 목표에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표현도 있겠지만 ‘오늘도 무사히’가 목표죠. 이제 가족의 구성원이기도 하고(웃음) 잘 채워갔으면 좋겠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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