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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류준열의 ‘잘생김’ 그리고 잃고 싶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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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사진=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백수일 때 스케줄 짜서 움직였어요”

류준열이 ‘열일의 아이콘’이 된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닐까.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혜성처럼 등장해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후 류준열은 정말 소처럼 일하고 있다. 1년에 여러 편의 영화를 내놓다 보니 기자들에겐 인터뷰로 자주 만나는 배우기도 하다. 작품이 많아질수록 준비하는 기간은 짧아진다. 점차 지쳐갈 만도 한데 류준열은 오히려 쉬는 게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번 영화 ‘돈’은 그런 류준열의 에너지가 온전히 담긴 작품이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일현의 시선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류준열은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간다. 영화의 90% 이상 류준열이 등장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소처럼 일했던 류준열의 결실이 ‘돈’에서 유달리 빛난다.

▲ 최근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선택 기준이 있나요?

“무조건 시나리오가 재밌어야 해요. 극장에서 내가 보고 싶은지 생각하고 두 번째는 감독님의 전 작품이요. 이번 ‘돈’은 감독님의 전 작품을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근데 인물이 가진 공감대에 관심이 갔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라 끌렸어요”

▲ 평소에 주식에 관심이 있었어요?

“전혀 몰랐어요. 주변에 증권사 다니는 분들 말로는 돈이 쉽다고 하더라고요. 클릭 한 번에 큰돈이 왔다 갔다 하니까. 주식 공부는 영화를 하면서 준비했죠. 주식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 게 무리가 없어야 되니까 내가 주식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소액으로 주식도 해봤는데 결과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표정 보면 아시겠죠? 이걸 사면 내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나 싶어서요. 이 영화 때문에 처음 계좌를 개설 했어요”

▲ 영화가 일현의 입장으로 따라가요. 어떻게 준비했어요?

“일현이라는 인물의 공감대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인물에 공감하면 다 끝난다고 봐서 공감대에 주력을 했어요. 청년들의 시각이나 꿈, 부자의 의미를 고민하기도 했고요. 감정 변화의 선은 눈빛이나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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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돈이 들어오는 시기잖아요. 돈에 대한 철학이 바뀌었나요?

“많이 비교해도 돈을 더 벌고 있죠.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도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결코 돈이 사람보다 중요해선 안 되고 다 가져야 한다는 영화는 아니에요. 일현이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 그 의미가 부자가 되고 싶지만 그걸 최우선의 가치로 둘 것 인가죠. 돈에 대한 가치관이나 기준들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그걸 영화를 통해서 느끼길 바라요. 돈이 최고가 되면 안 된다고 봐요”

▲ 본인은 돈이 뭐라고 생각해요?

“일현과 같은 느낌이에요. 어렵고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 해야죠”

▲ 돈을 벌고 나서 가장 컸던 지출은 뭐에요?

“가장 큰 지출은 여행 갔다 온 것? 그 전엔 카드빚을 내고 갔다면 이젠 내 돈 내고 가는 정도에요”

▲ ‘돈’에서처럼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돌아보니 내가 단독으로 포스터에 나온 건 처음이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죠. 단순히 역할의 분량을 따지기 보단 ‘돈’을 통해서 영화하는 재미를 느꼈어요. ‘이 맛에 영화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영화라는 게 별게 아니고 대단한 게 아니라고, 직장생활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됐어요.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보완점을 가지고 다음에 찍어야죠. 낭만적이라고 볼 지도 모르겠지만 이 자체로 추억이 됐어요. 고민하면서 찍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아마 다음 인터뷰에서 영화하는 재미를 알게 해준 작품을 묻는다면 ‘돈’이라고 답할 거예요”

▲ 지금의 나이로 봐도 정말 많은 캐릭터를 했어요.

“사실 캐릭터로 영화를 선택한 적은 없어요. 운 좋게 재미있는 영화를 했어요. 그러면서도 캐릭터보단 독특한 장르의 영화를 하고 싶다고 해요. 투자가 기피하는 작품을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랑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전투’를 찍었잖아요. 이제 좀비 영화를 하고 싶어요. (좀비 역으로요?) 좀비 역은 아니고(웃음) 쫓기는 사람을 해보고 싶어요. 요즘에 좀비 영화가 많이 만들어서 이제 어려운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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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로서 각성이라고 해야 하나? 변한 것 같은데 그런 계기가 있었나요?

“터닝 포인트라면 생각보다 꽤 있어요. 최근에 느낀 터닝 포인트는 반려견이 곁을 떠났을 때에요. 연기랑 어떻게 연관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생 전반에 있어서요. 20년 이상 같이 한 가족 같은 반려견이 떠났어요. 보기와 다르게 냉정하고 이성적인데도 힘들더라고요. 어지간히 힘들면 티도 냈을 텐데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느낌을 처음 겪었어요. 이후에 듣는 음악이라든가 보는 영화 같은 것도 많이 변화하는 시간이 됐어요”

▲ 류준열하면 항상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이 항상 나와요. 이번 영화에서도 그렇고. 이 표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돈’에서 양복 입은 모습에 설렜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영화에서 본의 아니게 노출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크게 준비를 안했어요. 내가 생각한 일현의 모습이 멋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내가 뭘 추구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일현이라는 친구는 증권사에서 일하고 몸이 훌륭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어요.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은 리얼리티에요. 관객이 내 몸을 보는 게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느껴야지 그걸 추구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옳다 그르다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추구해서 얻는 배우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겠죠. 잘생김을 추구해서 되면 추구하는데(웃음) 그 역할에 녹아들면 관객들이 알아보는 것 같아요. 항상 ‘얼굴 김밥천국’이라는 말을 듣는데 그게 내가 추구하는 바에요”

▲ 조우진, 유지태 등 선배들과 호흡도 좋았어요.

“정말 유지태 선배는 최고에요. 학교에서 지태 형 영화를 보면서 수업을 받았던 학생이었는데 그런 사람과 영화를 한다는 건 큰일이잖아요. 배우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마스터피스를 이미 가지고 있는 분이고 그런 면에서 우러러 보게 돼요. 우진이 형은 진짜 주변의 관계자들이 똑똑한 배우라고 해요. ‘더킹’ ‘돈’에 이어 ‘전투’까지 호흡하면서 느낀 게 인물을 뻔하지 않게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진짜 똑똑해요. 샘이 날 정도로요”

▲ 직장인 일현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건 직장 생활 경험이 있어서겠죠?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해서 많은 경험이 있어요.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직장인의 라이프 스타일로 살아왔어요. 내가 일했던 직장이 국회의사당 역 근처 카드 회사였어요. 단순 업무긴 했지만 컴퓨터로 일하고 점심 먹고 지옥철 타고 출퇴근하고. 국회의사당 역은 급행이 없어서 항상 갈등했어요(웃음) 그런 시간을 보내서 직장인을 흉내 내는데 도움이 됐죠”

▲ 아르바이트는 닥치는 대로 한 편인가요?

“다 말하기 어려워요. 오늘도 인터뷰 하다가 이삿짐 회사에서 일한 게 생각났어요. 편의점, 고기집, 카페 다 해봤어요. 개인적으로 시간대비 보수는 서비스업이 괜찮았던 것 같아요. 고급 행사에서 서빙하면 짭짤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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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준열하면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따라오는데?

“입꼬리가 주체가 안 되네요(웃음) 좋아하는 단어에요. 다른 단어는 부담스러운데 ‘청춘’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남들이 그렇게 봐주면 설레고 너무 행복해요. 철들고 싶지 않고 청춘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 말은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요. 그런 에너지로 살고 싶어요”

▲ 열일의 아이콘이기도 하죠. 이 행보를 대중들이 어떻게 봐주길 바라나요?

“늘 새롭게 봐줬으며 좋겠어요. 익숙해진다는 게 참... 잘 해주는 사람, 가까운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관계가 무너지잖아요. 늘 신선하게 만나 뵙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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