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터;뷰] ① 여진구 “‘왕이 된 남자’ 하선과 함께 성장, 잊지 못할 경험”
이미지중앙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여진구가 ‘왕이 된 남자’를 통해 배우로서 더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여진구는 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tvN ‘왕이 된 남자’(연출 김희원, 극본 김선덕)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갖고 작품으로 이룬 성취에 대해 이야기했다.

‘왕이 된 남자’는 조선시대 폭군과 꼭 닮은 얼굴로 왕의 자리에 오른 광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2년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을 각색했으나, 원작에서 배우 이병헌이 연기했던 광해군을 가상의 임금 이헌으로 바꾸어 새로움을 꾀했다. 이에 여진구는 이헌과 사당패의 일원 하선을 맡아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나섰다.

‘왕이 된 남자’ 출연을 처음 제안받았을 당시 소감을 묻자 여진구는 “‘설마 나에게 이병헌 선배의 역할이 들어온 건가’라는 생각에 놀랐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대본을 읽고 새롭다고 생각했다. 출연해야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1인 2역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배우라서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도 “다만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여진구는 이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드라마 ‘왕이 된 남자’ 대본을 읽었을 때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김희원 PD님도 나에게 ‘우리는 처음부터 재창조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줄 수 있다. 왜 굳이 이 영화를 드라마로 다시 만드는지에 대한 이유를 우리가 몰라선 안 된다.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진구 씨도 본인이 말하고 싶은 이선과 하선의 모습을 빨리 그렸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덕분에 리메이크에 대한 무게감을 일찌감치 털어내는 대신, 어떻게 이헌과 하선을 표현해야 할지 더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여진구가 특히 어려웠던 건 이헌에 대한 표현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인물을 표현해야 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그간 주로 건실한 청년의 이미지로 사랑받은 여진구이기에 약에 취해 점점 미쳐가는 이헌을 연기하는 게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질감을 들게 할까 염려스러웠다고. 이에 여진구는 전작의 경험을 떠올려 이헌에 반영했다. 2017년 출연한 영화 ‘대립군’에서 어린 광해를 맡았던 당시의 기억을 불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이헌은 광해가 아니지만 시대적인 상황은 같다. 당시 연기하면서 광해가 산 속에서 어떻게 버텨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헌이 같은 상황을 겪었다고 상상하면 드라마에서처럼 점점 붕괴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중앙

(사진=tvN 방송화면)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여진구표 1인 2역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 공을 김희원 PD에게 돌렸다. “김희원 PD님은 내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셨는데,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이헌에 대해 확실한 톤을 잡아주셨다. 현장에서 내가 부족할 때는 ‘좀 더 해도 된다’고, 반대로 내가 과해질 때는 ‘줄여도 된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PD님 덕분에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김희원 PD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한 여진구다.

이런 가운데 여진구에게 이헌과 하선, 두 캐릭터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지 물었다. 우선 이헌의 이름을 부른 여진구는 “촬영하는 내내 약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신 좀 차리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하선을 언급할 때는 “죽지 않고 살아서 소운을 만나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하선을 연기할 때마다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선은 임금의 일을 할 때도, 소운과 사랑을 할 때도 나는 쉽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낸 여진구. 그는 “끝으로 갈수록 하선이는 왕으로 거듭나기 위해 확실한 길을 잡는다. 돌아보면 김희원 PD님은 나 역시 하선이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셨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왕이 된 남자’를 통해 하선이와 같이 성장했다.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극 중 하선은 마침내 인정받는 임금이 돼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끈다. 그런 하선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새삼 인정받은 여진구가 바라는 연기자로서의 태평성대는 어떤 모습일까? “장르를 다 아우르고 싶다”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여진구는 “그러려면 5~6년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왕이 된 남자’처럼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한계에 부딪히게 만들어 극복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 그렇게 10~20년이 지나면 다양한 작품에서, 꼭 주연이 아니더라도 여러 역할을 보여주는 진짜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장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배우 여진구의 태평성대”라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여진구는 태평성대로 나아가기 위해 ‘왕이 된 남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차기작을 정했다. 올해 하반기 편성될 tvN ‘호텔 델루나’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극 중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호텔리어 역을 맡았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귀띔, 기대치를 높였다.

[인터;뷰] ① 여진구 “‘왕이 된 남자’ 하선과 함께 성장, 잊지 못할 경험”
[인터;뷰] ② 여진구 “내가 가장 연기 잘한 때는 열네 살 적” 지금은?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