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최다후보작 ‘셰이프 오브 워터’의 독주일까, 아니면 또 하나의 반전 드라마가 써질까.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공은 누구에게 돌아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4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오랜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답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국내 극장가는 시상식 노미네이트 작품의 개봉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후보작들의 수상 가능성을 점쳐보기도 한다. 할리우드 한 해를 돌아보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셰이프 오브 워터’ VS ‘쓰리 빌보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은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하 ‘셰이프 오브 워터’)이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13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됐다. 목소리를 잃은 청소부 엘라이자와 비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 판타지물인 ‘셰이프 오브 워터’는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미국 감독 조합상 등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유력 후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셰이프 오브 워터’를 위협하는 작품은 바로 ‘쓰리 빌보드’다. ‘쓰리 빌보드’는 끔찍한 범죄로 딸을 잃은 엄마가 범인을 잡기 위해 고속도로 간판에 도발적인 메시지로 광고를 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쓰리 빌보드’는 작품상, 감독상 등 7개의 후보를 배출했다. 이미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 75회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 지난해 최다후보작이었던 ‘라라랜드’를 제치고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받았던 만큼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이 작품상을 수상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셰이프 오브 워터’는 최근 표절 의혹을 받고 있어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최다, 최연소, 최초 기록 세울까
배우 메릴 스트립은 ‘더 포스트’로 이번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더 포스트’에서 메릴 스트립은 대통령이 30년간 은폐해 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담긴 정부기밀문서를 폭로하는 워싱턴 포스트의 첫 여성 발행인 캐서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메릴 스트립이 이번 노미네이트를 통해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후보 기록을 세우게 됐다. 만약 메릴 스트립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면 총 네 번재 오스카 수상을 기록하며 오스카 4회 수상자 캐서린 햅번의 기록을 깨게 된다.
최연소 후보도 눈길을 끈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티모시 샬라메는 역대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세대를 초월하는 첫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로 티모시 샬라메는 평생 기억할 첫사랑을 경험하는 열 일곱 소년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바 있다. 그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면 최연소 남우주연상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최초의 기록도 있다. ‘로건’은 히어로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후보에 올랐고 영화 ‘머드바운드’의 레이첼 모리슨은 아카데미 사상 최초의 촬영상 후보에 오른 여성이다.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겟아웃’의 조던 필레 감독이 수상을 할 경우 최초의 흑인 감독상이 탄생한다.
■ 이미 예견된 블랙 물결
‘미투’(me too, 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전 세계를 휘몰아치고 있다. 이미 아카데미의 블랙 물결은 예고됐다. 지난해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이 할리우드를 덮쳤고 성추행과 성폭력, 성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인 ‘타임즈 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앞서 진행된 제 75회 골든글러브, 2018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선 많은 배우들이 ‘타임즈 업’ 운동에 동참했다. 배우들은 블랙 드레스를 입었고 남자 배우들은 ‘타임즈 업’ 뱃지를 달며 힘을 실어줬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스타들의 블랙 드레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4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OCN과 채널CGV에서 동시 생중계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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