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김유정, 이상. 둘의 작품을 세세히는 모르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절친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더욱 드물 터다. 성격적으로는 판이하게 달랐지만 살아온 삶도, 죽음도 비슷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는 김유정과 이상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35년 봄, 김유정의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판이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김유정이 낯을 심하게 가린 여린 감성의 소유자였다면, 이상은 말 그대로 모던보이요, 투사와도 같았다. 성격적으로는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사이였지만 둘은 유독 잘 어울렸고, 우정 역시 남달랐다. 둘 다 몹시 가난한 데다, 폐병과 사랑의 열병을 앓았으며,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등 공통점도 상당했다. 사망 시기도 비슷하다. 1937년 4월 17일 이상은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폐결핵으로 숨을 거둔다. 김유정은 불과 20여 일 전 사망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예술혼을 이해했던 절친한 문우이자 단짝이었다.
혜성같이 나타났다 사라진 국내 대표 문학인 이상과 김유정. 안타까울 정도로 짧은 삶이었지만 그들은 우리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천재들로 추앙받는다. 살아생전 그들과 그들의 작품은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미친 사람의 헛소리라거나 어린아이의 말장난, 혹은 촌스럽고 수준 낮은 잡설이라고 치부되었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 모두 가난과 고독과 싸우며 신산한 삶을 살아야 했고, 결국 젊은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됐다.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는 이상, 김유정 두 문학 천재가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빚어낸 삶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아낸다. 특히 두 사람이 남긴 주옥같은 글 중 삶이 직접 투영된 에세이만을 엄선, 당시 그들이 느꼈던 외로움과 고독, 삶의 순간순간 여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작품을 연대순으로 실었으며, 속어와 방언 역시 그대로 살려서 작품의 맛과 읽는 재미를 살렸다. 두 사람의 각별했던 관계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례로 이상이 소설체로 쓴 ‘희유의 투사, 김유정’은 김유정의 모습을 매우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채 서른도 되지 않은 삶을 살다간 그들의 삶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가 두 사람의 족적을 담담하게 따라나선다. 이상, 김유정 지음 | 홍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