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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개인도 나라도 ‘나만 낙오’ FOMO증후군...정치 제역할해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우리 사회에 나타난 지배적 정서는 ‘나만 낙오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다. 남들 모두에게 찾아온 기회를 자신만 놓치게 될까 봐 두려움에 빠지는 심리적 현상을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 하는데 특히 금융시장에선 주식이나 가상화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에게서 나타난다.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랠리’로 뜨거운데 한국 증시만 차갑다. 삼성전자 주식만 믿고 비트코인 한 조각, 테슬라 주 하나 미리 챙기지 못한 개인들은 열패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인도, 나라도 극심한 포모증후군을 앓고 있는 셈인데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때 10만원을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미국 테슬라 주가는 지난 6일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11일까지 4거래일간 39.2% 폭등하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2일(현지시간) 하루 내리며 조정세를 보였지만 미 대선 이후 주가상승률은 여전히 31%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 대선 후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12일 기준 시가총액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포함한 한국 증시를 넘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주가,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랠리’ 속 한국과 미국 시장의 엇갈린 운명을 극적으로 대변한다.

‘지금이라도 가상화폐를 사야 하나’ ‘미 증시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을 안 해본 우리 국민은 드물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국정지지율만큼이나 우리 증시에 대한 신뢰와 향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온나라가 그동안 수없이 외쳐왔던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정부가 제대로 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국민의 불안한 투자심리 속에 나타나고 있다. 주가뿐 아니라 물가, 환율, 수출, 내수, 성장률, 가계부채, 국가재정 등 어느 하나의 지표도 국민에게 믿음과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눈 뜨고 일어나면 또 다른 걱정이 생기는게 요즘 우리 국민이다.

미 대선 일주일이 갓 지났지만 트럼프 당선이 ‘리스크’를 넘어 ‘쇼크’ 수준으로 우리에게만 더 가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논란과 의혹에 시달리고, 야당은 대정부 투쟁에 매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민은 각자도생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냉정한 현실 진단을 국민과 공유하고 국회와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야당도 협조해야 한다. 지금은 정파 이익을 따질 겨를 없는 국가위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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