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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학개미 美주식 140조...K증시 살릴 특단책 시급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죽을 쑤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몰린 것이다. 보유액이 불과 10개월 사이 50%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이다. 이들이 주로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다.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혁신 주도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 증시에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28.5%, 25.6% 급등했다. 올해 국내 개미들의 수익률이 3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자본이 몰리면서 투자가 가세하는 선순환 결과다. 반면 국내 증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주요 20개국(G20) 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월의 블랙먼데이 이후 코스피는 7.8% 하락했는데, 러시아(-19.83%)와 튀르키예(-17.1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전쟁중인 러시아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튀르키예와 동일선상이라는 얘기다.

미국 주식 쏠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연말까지 ‘트럼프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업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 등을 예고한 터라 분위기가 좋다. 반면 보편관세 등을 적용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증시 이민’이 가속화할 수 있다. K증시 외면은 우선 기업 성장성에 대한 실망이 큰 게 한 이유다. 3분기 실적을 보면 상장사 165개 중 102개 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10%이하로 밑돈 기업이 57개에 달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그렇더라도 실적 대비 지나친 저평가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미국 행동주의 펀드 돌턴인베스트먼트가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만 내림세로 저평가”됐다며,“한국 주식 초특가 세일중”이라고 꼭 집어 말했겠나. 매력도를 높일 획기적 방안이 나와야 한다.

기업 스스로 주주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배당금 지급 확대, 자사주 매입 등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적시에 증시 부양책도 나와야 한다. 상속세 인하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은 필수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개정안도 경영권을 흔드는 식이 돼선 안된다. 저평가된 증시가 헤지 펀드의 먹잇감이 되도록 둘 순 없다. 금융투자소득세처럼 타이밍을 놓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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