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 이어 LG도 내…4대 그룹 완전체 복귀
국정농단 이후 재정비…한경협, 위상회복 탄력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31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회비 납부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국내 4대 그룹이 모두 회비 납부를 완료했다.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 ‘경제계 맏형’으로 불렸던 한경협의 위상 회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한경협 연회비 18억1000만원을 11월 중 납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도 회비를 납부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지난주 회비 납부를 완료했다.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5개사가 참여했다.
앞서 현대차가 지난 7월 초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한경협에 회비를 내며 물꼬를 텄다. 뒤이어 SK그룹이 8월에 회비를 납부한 바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이 이날 마지막으로 회비 납부를 결정하면서 한경협은 비로소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앞서 전신인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에 휘말리자 4대 그룹은 일제히 탈퇴를 선언하고 한동안 거리를 유지해왔다.
이달 1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상섭 기자 |
그 사이 존재감이 빠르게 약화된 전경련은 지난해 8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이후 전경련 간판을 떼고 위상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윤리위원회를 신설하며 과거 청산과 투명한 기업문화 정립을 약속했다.
지난해 4대 그룹이 탈퇴 7년 만에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회비 납부는 1년 가까이 미루면서 답보 상태였다. 재계에선 정경유착 근절을 한경협의 남은 과제로 꼽았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도 이 점을 들어 삼성의 회비 납부 결정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준감위가 정기회의에서 “회비 납부 여부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권고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길을 열어줬다.
준감위는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관계사의 회비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한경협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다. 다만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권고했다.
한경협으로선 류진 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한 이후 지난 1년간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