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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 문이 좁혀진 가운데 ‘대출 한파’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대출금리 비교를 통해 저렴한 가격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도록 도와주는 ‘대출모집인’ 채널까지 억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지방은행과 특수은행까지 주요 대출 채널이 모두 틀어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한도를 제어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부터 대출모집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취급을 중단한 것과는 차별화된 조치”라며 “이를 통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금융공급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출모집인이란 대출 신청상담과 신청서 접수, 전달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상담사 및 상담법인을 의미한다. 은행권의 경우 각 상담사와 법인은 한 은행에 전속돼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달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연간 성장 목표치 한도 내에서 대출모집인 접수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예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8월부터 대출모집 법인별 접수 한도를 관리하고 있지만 거래 중인 대출모집법인의 대출취급 한도가 12월분까지 모두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이 대출모집인으로부터 유입되는 가계대출 한도를 조절하기 시작한 것은 그 양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석에서 “대출모집인의 영업이 대출잔액을 늘리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의 대출모집인들의 영업이 거의 불가해지면서, 2금융권 및 특수은행으로 그 수요가 옮겨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풍선효과가 본격화되면, 대출 수요자들이 모집인들과의 상담이 어려운 ‘대출한파’의 현실 가능성도 나온다.
채널만 막힐 뿐 아니라, 대출금리도 지속 상승세다. 실제 25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금리 하단은 4%가 넘었다. 이는 열흘 새 0.1%p(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특히 변동금리는 상·하단 모두 올라 금리상단은 6.5%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이후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 또 은행들은 대출금리도 올릴 수 없다”며 “당국이 관리강화 기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출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연말까지 가계대출 관리기조를 풀어주지 않는 이상, 은행권이 대출을 늘리거나 대출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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