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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엽 현대차그룹 부사장 “훌륭한 기업은 고객 아닌 팬을 만들어, 현장에서 ‘PBV 디자인’ 답 찾았다” [DIFA 2024]
23일 DIFA 2024 개막식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고객중심 디자인’ 중심 현대차 비전 강조
PBV 사례로 들면서 “상용차 이용자에 직접 배워” 강조
이상엽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22일 열린 DIFA 2024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섰다. 대구=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대구)=김성우 기자] “PBV(목적 중심 차량)의 디자인을 고안하려고 상용차 고객들을 직접 만났어요. 에어컨 나오는 사무실이 아니라 현장을 직접 찾았죠.”

현대자동차그룹의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23일 개막한 ‘2024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 엑스포’(DIFA 2024)에서 기조연결자로 나서 ‘현대차그룹의 고객 중심 디자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이 부사장은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훌륭한 기업은 고객이 아니라 팬을 만든다’는 명언을 남겼다”면서 “현대차그룹도 최근 기술의 진보에 맞춰서 ‘Progress for Humanity’(인류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고객을 알고 이해하는 제품을 만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디자인 측면에서는 시각적으로 상용적인(잘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무엇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면서 “고객을 위해서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의 고객은 자신의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디자이너로서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감춰져 있는 스토리를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부사장은 앞서 선보인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5세대 싼타페)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PBV 개발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36개월간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니 ‘차박’이라는 용어가 새로생기고 3616만건이 검색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새로운 싼타페를 내놓을 때, 차량을 더욱 박스카 형태에 가깝게 20% 크게 만들고, 3열공간과 테일게이트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22일 열린 DIFA 2024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섰다. 대구=김성우 기자

이어서 “PBV 차량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지난해 여름, 디자이너들이 함께 상용차(포터)를 주행하는 고객들을 찾아갔고 다시 차량을 이용해보며 불편한 점을 청취했다”면서 “이삿짐과 택배, 농업용 등등 다양하게 차량이 쓰이는 곳을 보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한 “조수석 공간은 창고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차량을 여러번 오르락내리락하다보니 운전석 시트는 옆부분이 쉽게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상용차 운전자들이 차량에서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단 것도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과 디자이너들의 이같은 노력은 앞서 현대차가 출시한 비즈니스플랫폼 ST1에 반영됐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출시하는 PBV 제품들에도 이같은 아이디어는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선배들이 걸어온 길,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기술적 비전도 디자이너로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현대차의 DNA를 계승해 온 포니의 콘셉트카인 ‘엔비전 74(칠사)’를 제작하고, 앞으로 수소사업이라는 미래 비전이라는 것을 제안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산업이 당장 언제 시작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우리세대가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해 아이디어를 세우고,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메인비즈니스에서 모빌리티 오토모티브가 50%. 로봇이 20%. 도심환경이 30%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이같은 다앙햔 모빌리티를 연결해서 ‘커넥티비티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현대차에 합류한 이 부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두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월드카어워즈(WCA) 주최 측이 발표한 2023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인’에도 선정됐다. 그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서 20여 년간 경험을 쌓았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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