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 후폭풍’ 진화에 나섰다. 80분간의 면담 성과를 두고 ‘빈손회동’이라는 평가, 한 대표 측의 각종 발언이 이어지자 “두 분이 서로 하고싶은 말은 다했다”며 직접 설명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무반응’이나 ‘브리핑 당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콕 짚어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일 면담 결과에 대해 “차분하고 원만한 면담이었다”며 “말미엔 미 대선전망, 동남아 순방을 말할정도로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시간 2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해서도 다 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도 날 잘 알지 않냐,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내가) 정리했던 사람”이라고 말하며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보겠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의 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꼭 필요한 공식의전 행사가 아니면 많이 자제 중”이라며 “앞으로도 보면 알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에 활동을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자제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고도 해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규명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명확·구체성을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혐의, 단서가 있어야 한다”며 “단순 제기만으로는 안되고,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이 정치공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도 당부했다. 해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선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에서 계속 싸우는게 맞냐.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우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일 “두분 표정이 좋았다”는 분위기 전달 외에는 면담 결과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당정갈등 재점화 등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면담 성과를 두고 각종 보도가 이어지자 직접 설명에 나서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좋게 브리핑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그런적 없다”고 했다. 또 “한 대표가 할말은 했고 대통령이 (이에 대해) 반응 없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발언 비중은 윤 대통령이 60%, 한 대표가 40%였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면담 성과를 밝히게 된 것도 “원래는 여당 대표가 브리핑을 한다고 들었고, 원보이스로 나가면 좋겠다고 해서 기다린 게 있었다”며 “어제 오후 늦게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입장은 대통령실에 물어보라고 해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이 당정 단일대오를 강조했지만,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한 대표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수영 의원실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연금 개혁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일정을 취소했다. 이를 두고 전날 면담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