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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노벨상위원회는 서방에 지배됐다. 정치적으로 이용돼" 비판, 왜?
러시아 외무부 "日 히로시마, 나가사키 평화행사에 몇년 전부터 러시아 초대받지 못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타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 정부가 올해 노벨평화상이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이자 핵무기 근절 운동을 펼쳐 온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에게 돌아가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일본 NHK월드, 산케이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니혼 히단코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올해의 노벨평화상은 러시아의 계속되는 핵 위협에 관한 메세지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수십년 간 노벨위원회는 사실상 서방 국가들에게 지배돼, 서방국가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에 반대하는 전세계적인 경고 메시지라는 '가짜 이념'을 퍼트리기 위해 노벨상위원회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로부터 항상 그것은 범죄라고 말해 왔는데, 지금은 마치 러시아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매해 8월 6일(히로시마)과 8월 9일(나가사키)에 각각 전세계 외교사절을 초청해 여는 대규모 평화행사에 지난 몇년 간 러시아 외교관은 초대되지 않았다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니혼 히단코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풀뿌리 운동 단체다. 1956년 결성돼 30만명이 넘는 피폭 생존자를 대변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끔찍한 경험의)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한 공로가 있다"면서 "니혼 히단쿄와 다른 히바쿠샤(피폭자·원폭 피폭자를 뜻하는 표현)의 대표자들의 특별한 노력은 '핵 금기'(the nuclear taboo)의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2년 노벨평화상은 러시아의 인권단체 메모리알,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LL)이 공동 수상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전쟁에 연루된 벨라루스까지 3개국에서 전쟁 범죄, 인권 유리, 권력 남용 등을 비판해 온 단체나 인사들을 수상한 것이다.

2021년에도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 온 러시아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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