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박다진(왼쪽부터), 이정혜 연구원, 최원영 교수, 이수찬 연구원, 오현철 교수.[UN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건축 공법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다공성 물질이 개발됐다.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설계된 이 물질은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최원영‧오현철 교수팀은 초고층 빌딩 설계 원리를 적용해 혁신적인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했다. 메가 프레임 시스템을 모방해 다공성 물질 내부에 거대 분자를 배치하는 병합망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는 바람과 지진, 자체 무게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가 프레임 시스템이 거대한 기둥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초고층 건설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된 다공성 구조로, 수분 흡착 능력이 뛰어나며 물과 접촉해도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다. 기존 MOF는 물과 만나면 구조가 손상되거나 붕괴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MOF는 이러한 구조적 불안정을 개선했다.
연구팀은 MOF의 구조 내에 거대 분자를 배치해 '구조 안에 또 다른 구조'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다공성을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MOF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조정해 수분 흡착 효율도 높였다.
이정혜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MOF가 기존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물과 접촉해도 구조가 붕괴되지 않아, 수분 흡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영 교수는 “분자 수준의 정밀한 설계를 통해 우수한 물 흡착 성능을 구현했다”며 “건축 공법을 물질 설계에 적용한 혁신적인 접근으로, 물질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9월 17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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