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공개매수로 장내 유통주식수 크게 줄어
추가 확보 지분 중요성 더욱 커져
IB업계 “어느 한쪽도 승리 장담 어려워”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연합]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첫 번째 분수령인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된다.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이 한 달 넘게 벌인 공개매수를 통한 의결권 확보 전쟁은 오는 23일 종료 예정인 고려아연-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이후 마침표를 찍게 되지만, 시장에서는 ‘양측의 공개매수 종료 이후에도 어느 한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측 모두 원하는 수준의 의결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료되는 영풍·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최대 302만4881주(14.61%)를 매입하는 게 목표다. 또한 대항공개매수 성격의 고려아연·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는 최대 414만657주(20%) 매입을 목표로 오는 23일 종료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보다 6만원 올린 주당 89만원으로 인상하는 안건 등을 의결했다.
고려아연·베인캐피탈 공개매수가격은 영풍·MBK 측 공개매수가격 83만원 대비 주당 6만원이 높아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주주들에게 더 많은 투자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총 20%의 매수예정물량 가운데 17.5%의 자기주식물량은 매수 후 전량 소각 예정인 만큼 고려아연 측의 의결권은 베인캐피탈의 매수예정물량인 2.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측 모두 공개매수를 통해 실질적인 제한된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장내에서 ‘지분 확보 경쟁 2라운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양측에서 진행하는 두 번의 공개매수로 유통주식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장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양측 간 매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양측의 지분 구조 상태에서 약 15%의 주식이 두번의 공개매수에 응한다고 가정하면, 장내에서 매입할 수 있는 주식 수는 약 123만주밖에 남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고려아연의 경우 자기주식 공개매수 이전에 진행 중이던 자기주식 신탁매수에 따라 약 3000억원의 자기주식 취득이 예정돼 있는데, 이렇게 줄어든 유통주식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치열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공개매수 이후 고려아연과 MBK의 양쪽 지분이 비슷한 수준으로 늘겠지만, 어느 한쪽이 우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양측의 공개매수는 1라운드일 뿐, 임시 주총 가능성과 내년에 있을 정기 주총에서도 양측이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날 ‘공개매수 종료일을 앞두고 정부 고위 관계자 중재로 지난 1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김광일 MBK 부회장이 만나 회동을 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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