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 강조 긴장감 고취
“안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도 각별히 언급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방산의 일시적인 성공을 경계하고, 석유화학·에너지 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냉철하게 재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한화그룹은 예년보다 임원인사를 한달 가량 앞당기며 쇄신에 속도를 올린 가운데, 김 회장의 이 같은 메시지는 그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9일 창립 72주년을 맞은 가운데, 김 회장이 10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약 6분간의 창립기념사를 직접 발표했다.
김 회장은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최고를 향한 끈질긴 집념으로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고 100년 한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며 “우리는 순간을 주저하면 영원히 도태될 수 있는 냉혹한 경영환경 속에 있다”고 최근의 경영환경을 진단했다.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 더욱 치열한 혁신도 필요하다”며 올해 초 신년사 당시 언급했던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를 다시 강조했다. 시장의 사이클과 같은 흐름이 영원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시장이 우호적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더욱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한화 제공] |
특히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는 석유화학과 에너지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작은 성공에 안주해 시장의 변화에 둔감하지는 않았는지 보다 냉철하게 우리의 경쟁력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시장의 변화를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가 아닌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역량을 빠르게 갖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방산 부문 역시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일시적인 성공에 머물지 않도록 다시 처음부터 연구개발과 현지화 전략 등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할 것을 독려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등 지속적인 변화와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조선해양 부문에 대해서는 “글로벌 해양사업 리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미래 사업을 발굴해 그룹이 만들어 온 성공의 역사에 더 큰 발자취를 남길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이 이번 창립기념사에서 각별히 강조한 것은 ‘안전’이었다. 한화그룹은 화약사업을 모태로 하기에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최우선의 가치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모든 한화가족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언제나 이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진행했던 현장경영을 통해 만난 임직원들의 준비된 역량을 칭찬하며 “모든 가능성은 이미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있다”고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한화그룹 소속 계열사들도 각 사별로 장기근속자 포상 등 창립기념행사를 진행했고,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정신을 되새기며 창립 72주년을 기념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