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매출은 79조, 22년 1분기 기록 넘어
‘반도체 수장’ 전영현 “시장 기대 못 미쳐 송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민지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7.2%, 274.5% 증가한 수치다.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6.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2.8% 감소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 10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022년 3분기(10조9000억원) 이후 일곱 분기 만에 10조원대에 진입했으나 다시 10조원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눈높이에도 못 미쳤지만,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였던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의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이익부진을 전망하며 예상치를 계속 낮춰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삼성전자의 예상 매출은 81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7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각각 80조9000억원, 10조77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 발표에 따르면 실제 3분기 실적은 낮아진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부진이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올 2분기(6조4500억원)보다 낮은 5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PC 및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하면서 범용 D램 시장이 위축된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수주 실적도 저조해 비메모리 적자 폭이 2분기보다 확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부진 요인으로 지적된다.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통과가 계속 지연되면서 삼성전자는 5세대 HBM(HBM3E) 공급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성과급 지급 및 노동조합 파업 등과 관련해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과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역시 올 7월에 출시한 폴더블폰 신작 판매가 전년 대비 부진해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3조3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줄어든 2조500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명의의 사과가 담긴 메시지를 냈다. 전 부회장은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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