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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현 CJ ENM 대표 “과거엔 숱한 ‘천만 영화’ 배출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2024]
CJ ENM이 투자 및 배급한 영화 ‘베테랑2’이 3일 기준 누적 관객수 677만4004명을 기록했다. 영화는 천만 영화인 전작 ‘베테랑’ 흥행에 힘입어 9년 만에 제작된 후속작이다. [CJ ENM]

[헤럴드경제(부산)=이정아 기자] “숱하게 ‘천만 영화’를 배출한 과거 성공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아 신중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웰메이드’ 지식재산권(IP) 스토리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CJ ENM은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해오며 K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왔고,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해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콘텐츠와 만나는 방식이 보다 다양해진 현 흐름을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콘텐츠 산업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선진적인 비용 효율화 시스템 구축 ▷글로벌 수익 모델 다각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개발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다시금 콘텐츠의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4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는 CJ 무비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무비 포럼에는 윤 대표를 비롯해 CJ ENM 임원진들이 총출동해 자사 콘텐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리더스 토크: 콘텐츠 사업 리부트를 위한 고민’에서는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 이동현 CJ CGV 경영혁신실장, 최주희 티빙 CEO,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가 참석해 “콘텐츠 산업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역대 최대”라는 점에 서로 공감했다.

윤상현 CJ ENM 대표.

조진호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의 비밀’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시성비’, ‘서브컬처의 진화’, ‘다양성과 상생’을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그는 “흥행 양극화가 심화됐고, 과거 보다 천만 영화를 제작하기 힘들어졌으며, 시즌성이 약화됐다”며 “시장과 고객의 변화는 확실하고, 이에 빨리 대응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성비란 ‘시간’과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가 합쳐진 신조어다. 이는 관객들이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조 본부장은 “영화 평점을 확인하고 나서 개봉 당일보다 4.8일 뒤에 극장을 찾는 패턴이 발견됐다. 이에 장기 상영 콘텐츠가 증가했다”며 “그런데 500만명 이상 관객이 찾은 흥행 콘텐츠의 평균 러닝타임은 코로나 이전 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세대가 더 다양해지고 가치소비 확산에 따라 중소형 아트물이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는 “1020대의 CGV 아트하우스 클럽 신규 가입 비중이 늘었다”며 “고객의 취향은 세분화되고 선호는 빠르게 변화하면서 서브컬처가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지난 5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최종회를 CGV에서 상영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반영한 상영 콘텐츠가 확장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극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구분해 경계를 나누기보다, 이를 넘나드는 콘텐츠 시장 확대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그는 “해당 상영회는 예매 직후 전석 매진된 것은 물론 당일 행사에는 용산에 팬들이 집결하며 SNS 버즈량이 이전보다 195% 뛰었다”며 “특히 이들 중 20%는 극장에 오지 않았던 이들이었고, 극장을 재방문하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리더스 토크: 콘텐츠 사업 리부트를 위한 고민’이 진행 중인 모습. 이정아 기자

리더스 토크에서 이동현 CJ CGV 경영혁신실장도 극장과 OTT가 상생할 수 있는 참신한 관계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영화 시장은 2019년 대비 60% 수준이다. 2022년부터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며 “특히 대형 흥행작 외에 중소 흥행작이 감소해서 향후 영화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극장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영화 외에 아티스트 콘텐츠, 애니메이션, 스포츠 등 콘텐츠 수급을 다변화하는 중”이라며 “극장의 경우 ‘오프라인 공간’과 이에 기반한 ‘팬덤 결집’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다른 플랫폼과의 보완적인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티빙 구독자들이 CGV를 찾는 횟수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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