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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싱크탱크 “MBK 인수시도에 공급망 차질”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 결정에 정면 반박
“영풍·MBK, ‘묻지마 빚투’로 적대적 M&A”
업계 “고려아연 ‘맞불 공개매수’ 가능성 무게”

MBK 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전격 인상한 것과 관련 고려아연 측이 “‘묻지마 빚투’로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의 야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13.6% 오른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는 고려아연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인 주당 67만2000원 대비 11.6%더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결정에 고려아연 측은 “영풍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현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했고, 이번에는 3000억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가 인상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MBK와 영풍은 50년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조각 나눠 팔기만 하면 ‘묻지마 빚투’에 쓰인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을 거란 계산이 선 듯하다”며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이 모두 이탈하고 인력 감축과 노조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의 생산 차질, 국내 산업을 넘어 국제금속 가격의 교란 등 앞으로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는 이번 공개매수 결정을 두고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라고 평가했다. SAFE는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자협력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실질적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부터 미국에 이어 MSP의 의장국을 수임하고 있다.

SAFE는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을 통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 MBK가 세계 최대의 아연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시작했다”며 “MBK와 중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는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SAFE는 MBK의 이번 시도가 현재 중국 제련소들이 직면한 공급 재고 부족으로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한 시기와 맞물리는 점에 주목했다. SAFE는 “고려아연이 아연뿐 아니라 니켈제련 핵심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에 매각할 경우 아연을 비롯해 여러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연일 출장길에 오르는 등 다수의 글로벌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협의하는 등 우호 세력 결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LG화학·한화 등 대기업 지분(18.4%)을 고려아연 최 씨 일가 우호 세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존 우호 세력을 제외하고, 고려아연이 과반 지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분은 최소 6% 이상으로, 이번 MBK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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