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물량 폭탄에 집값 내릴 줄 알았는데” 입주장 공식 마저 깨졌다 [부동산360]
둔춘주공 입주 앞두고도 전세·매매가↑
5년전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때와 달라
“신축 선호 현상에 가격 약세 흐름 없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 영향 때문에 전세 가격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올랐네요. 고덕그라시움 전용 59㎡가 신고가인 15억8500만원에 거래될 만큼 매매가도 많이 오른 상황입니다.” (고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근 신축 대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단지 입주시기에는 물량이 급증하며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빠지거나 입주권이 급매로 풀리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입주 대란’ 기미는 커녕 오히려 인근 주요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전세 가격도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인근 중개업계는 최근의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라는 뜻의 신조어)’ 트렌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는 최근 15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동일 평형 최고가다. 고덕그라시움 84㎡도 지난달 17억4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단지에서도 최고가 거래와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고덕 아르테온’ 전용 114㎡는 지난 7월 21억8000만원으로 동일 평형 중 가장 비싸게 팔렸다. ‘고덕 아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들어 16억원에 거래되며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가를 바짝 따라잡았다. 매매 거래뿐만 아니라 입주장에 더 예민한 전세 거래도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는 지난 2분기 5억원 후반~6억원 초반 사이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전세 체결 금액이 6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고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후로도 인근 단지가 2~3가구가 거래됐는데,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고덕그라시움 84㎡ 기준으로 호가는 19억~24억원까지 올랐고, 59㎡는 15억~16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했다. 고덕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고덕아르테온 매매, 전세 가격이 안 떨어지고 있다”며 “예상 밖”이라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권도 전용 84㎡ 기준 22억~24억원까지 올랐다. 분양가(13억186만원) 대비 10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새는 손님이 좀 뜸하게 찾는데도 입주권 가격이 신고가를 찍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서영상 기자]

이처럼 물량 폭탄을 앞두고도 가격 약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은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당시와 대비된다. 헬리오시티는 2019년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가락시영아파트를 9510가구 규모로 재건축한 당시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다.

헬리오시티 입주시기였던 2019년 1월 송파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9.9%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2013년 4월) 이례로 처음 50% 아래까지 떨어지며 주춤했다. 송파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2018년에는 61%를 기록했었는데, 헬리오시티 입주 후 1년 새 10.1%p 하락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올해 신축 아파트 선호 트렌드가 지속되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에는 젊은 친구들이 재건축 단지에도 투자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무조건 편하게 살기 위한 신규 단지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바람에 서울 전역에서 신축만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재건축 추진 단지는 분담금이 많이 나온다는 생각에 오히려 신축을 선호하는 현상이 올해 들어 두드러진 것 같다”며 “또한 둔촌주공 입주를 맞아 인근 고덕에서 둔촌으로 넘어와도, 그만큼 다시 수요가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영상=이건욱PD]
[영상=이건욱PD]
jookapooka@heraldcorp.com
keg@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