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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름 깊어지는 韓반도체 개미들
삼전 보유 개인 86%가 마이너스
갈아탄 하이닉스 外人 매도 ‘악재’
바이오 피신 개미는 ‘한숨’ 돌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 단행에도 한국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지 못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베팅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를 피하려던 개미들이 가장 많이 갈아탄 곳이 SK하이닉스였는데, 이 마저도 최근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로 상승 동력을 잃어버리면서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를 담은 외국계 투자은행의 매도 보고서가 나온 여파가 크다는 진단이 많다. 국내 증권가에선 반도체 고점론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개인들은 이달에만 삼성전자를 5조원 넘게 쓸어 담으며 저가 매수 전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헤럴드경제가 개인투자자 이용도가 가장 높은 키움증권을 통해 개인주주 계좌를 분석한 결과, 11일 기준 삼성전자 보유 고객 83만여명의 평균 수익률은 -10.2%로 집계됐다. 삼전 개미 계좌의 86.5%가 마이너스 상태로, 평균 손실금액은 121만원이다. 15%도 안 되는 소액주주들만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길어진 만큼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들어 2거래일을 제외하고 약세를 지속한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6만220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운 상태다.

문제는 최근 SK하이닉스로 갈아탄 삼전 개미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5영업일(9월5일~11일) 간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한 고객의 매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삼성전자 매도 금액의 약 9%가 SK하이닉스로 신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반도체 성장세에 기대감을 걸고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 나온 모건스탠리 보고서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는 전날 한때 10%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같은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721억원의 대량 매도에 나섰는데, 삼성전자(9199억원), SK하이닉스(3650억원)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앞서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증권가에서는 모건스탠리가 해당 보고서가 발간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3일 SK하이닉스에 100만주가 넘는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낸 것을 두고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선행 매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반면, 개인은 이달 들어 5조6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

그나마 바이오주로 갈아탄 삼전개미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판 투자자들은 바이오주로도 많이 갈아탔다. 매도 금액의 6.23%(2위)가 유한양행으로 흘렀다. 비만치료제 관련주인 대봉엘에스도 2.36%(3위)가 유입됐다. 바이오주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각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주목받으면서 하반기 주도 업종으로도 꼽힌다. 유한양행은 올 들어 82% 급등했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이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밖에도 삼성SDI(매수 비중 2.32%), 현대차(2.28%) 등에도 삼전 개미들이 투자 피난처로 찾았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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