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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K-주소, 미래 신산업을 선도하는 디지털 인프라

코로나19 이전처럼 각종 행사가 많아졌다. 지난 6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유엔공공행정포럼에 참석했었는데, 행사장이 넓고 공간도 익숙하지 않아서 주차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항·백화점·공연장 등 대규모 시설에서 힘들게 주차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내비게이션이 목적지 부근에서 안내를 종료해 주차장을 육안으로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주차장 입구에 부여된 주소를 통해 건물주차장까지 정확히 안내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를 넘어 주차장 내 빈자리까지 알려준다면, 주차를 위해 같은 곳을 몇 번이나 뱅뱅 돌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위성항법장치(GPS)가 잡히지 않는 지하주차장에서도 빈 자리를 안내해주고,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주차까지 한다면 편리함은 더 커질 것이다.

도로명주소가 전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4년 7월 말 기준 도로명 16만8889개, 건물번호 639만4542개, 사물주소 25만5499개가 부여돼 있고, 국가지점번호판은 8만8119개가 설치돼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주소체계는 지상·지하·건물 안까지 전 국토를 빈틈없이 이을 정도로 촘촘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도화된 주소체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자체를 대상으 ‘2024년 주소체계 고도화 및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사업을 공모했다. 대표적으로 주차내비게이션 서비스, 드론·로봇 연계배송 활용 모델 등이 선정돼 사업 추진 중에 있다.

올해 7월, 행정안전부는 인천국제공항 주차내비게이션 서비스 모델의 실증사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주차내비게이션은 주차면별로 부여된 주소정보와 주차관제시스템의 신호를 융합해 비어 있는 주차면을 실시간으로 안내해 이용자들의 편리한 주차를 돕는 서비스이다. 이번 실증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T1)의 단기주차장 4000여 면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점차 확산할 예정이다.

또한, 충남 보령시의 원산도·고대도·삽시도 3개 도서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을 결합한 연계배송 서비스를 금년 11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드론이 육지에서 섬까지 물품을 배송하고 자율주행 로봇이 이를 인계받아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배송 서비스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형 주소체계인 ‘K-주소’는 단순한 위치정보 제공을 넘어 미래 신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주소정보를 활용한 여러 실증사업을 통해 GPS가 잡히지 않는 대규모 지하역사와 같은 곳에서도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내내비게이션 등 신산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세기 이후 주소체계의 전면 개편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이다. 현재 우리의 도로명주소는 행정시스템을 넘어서 미래 디지털 인프라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11월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 그리고 2024년 5월 몽골과의 주소체계 현대화 사업 양해각서(MOU) 체결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K-주소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세계로, 미래로 나아갈 K-주소를 국민께서도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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